[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국제유가 급등 국면에서 원유·가스 탐사·생산(E&P)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PDR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ETF(XOP)'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가 상승분이 기업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로 에너지 ETF 가운데 가장 높은 민감도를 보이는 상품으로 평가된다.
XOP는 미국 원유·가스 탐사·생산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ETF로, 포트폴리오의 약 70%가 순수 E&P 기업이다. 정유·화학 등 다운스트림 사업 비중이 높은 통합 에너지 기업과 달리 유가 상승 시 매출과 이익이 그대로 확대되는 구조다. 이 같은 특성으로 유가 상승기에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실제로 유가 강세기였던 2021년과 2022년 각각 67%, 45% 상승했으며, 최근 중동 리스크 이후에도 연초 대비 약 39% 상승했다.

운용 방식도 특징이다. XOP는 동일가중 방식을 적용해 특정 대형 종목에 편중되지 않고 중소형 E&P 기업까지 고르게 담는다.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약 30% 수준에 그쳐 분산 효과가 높은 편이다.
키움증권은 20일 보고서에서 XOP의 향후 성과가 전쟁 지속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시점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봤다. 유가 흐름에 따라 ETF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투자 전략을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눴다. 우선 전쟁이 단기에 완화되는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유가가 하반기 WTI 기준 65~75달러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단기 급등했던 XOP는 상승분 일부를 반납할 가능성이 높아 차익 실현과 비중 축소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거와 달리 E&P 기업들의 재무 구조가 개선된 점은 하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주요 셰일 지역의 신규 시추 손익분기 유가가 60달러 초반 수준까지 낮아진 만큼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급격한 실적 악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반면 전쟁이 장기화되는 리스크 시나리오에서는 유가가 추가 상승하며 XOP의 상승세도 이어질 수 있다. 보고서는 브렌트유가 12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XOP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에는 추세를 따라가는 모멘텀 투자 전략이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XOP는 미국 내 생산 기반 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중동 공급 차질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유가 상승 수혜는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를 갖는다. 이에 따라 지정학 리스크 국면에서 대표적인 수혜 ETF로 꼽힌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단기와 중장기를 구분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뉴스 흐름에 따라 매매하는 전술적 트레이딩이 유효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유가 조정 구간에서 분할 매수 전략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유가 상승이 항상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XOP를 단순 에너지 ETF가 아니라 유가 방향성에 베팅하는 전략형 상품으로 보고 있다. 유가 사이클과 지정학 변수에 따라 투자 전략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수익률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라는 평가다.
hkj7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