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은 '세계기상의 날'로, 세계기상기구(WMO)의 발족을 기념하는 국제적인 기념일이다. 세계기상기구는 1950년 설립된 국제연합(UN) 산하 전문기구로, 현재 193개 회원국이 기상·기후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56년 68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해 기상·기후 정책 수립과 국제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계기상의 날은 단순한 날씨 예측을 넘어, 기상·기후 정보의 중요성과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알리는 날이다.
지난 10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 기상재해 피해액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세계기상기구는 1970년부터 2019년까지 50년간 기상재해로 인한 전 세계의 경제적 피해가 3조 6천억 달러에 달하며, 특히 2010년대 이후 급속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행정안전부의 '자연재해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자연재난으로 인한 사망자는 433명, 시설물 피해액은 약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도 7월 중순부터 전국에 집중호우가 발생해,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강수량이 140㎜를 넘겼다.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의 피해상황 집계에 따르면, 7월 16일부터 20일 사이에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린 강한 비로 인하여 26명이 사망하고 1만 4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약 1조 4천억 원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발생한 피해 규모 중 가장 큰 수준이다. 동시에 8월에는 강원 영동지역에 유례없는 가뭄이 발생해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는 지역별 편차가 커지고 있으며 발생 형태 또한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태풍, 폭염, 한파 등 위험 기상현상에 대한 강도, 영향 등 위험성을 예측해 기상재해 발생 전에 정부와 지자체에 적절한 대응을 권고하고, 위험 지역 주민의 신속한 대피를 유도하는 등 사전 경보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2100년을 기준으로 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정부와 지역사회의 건강, 재난·재해, 산림·생태계, 물 관리, 농축업, 해양수산 등 다양한 분야의 기후위기 관련 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한 예로, 현재 지자체의 기후위기 적응 대책과 국가물관리위원회의 물 관리 기본계획 수립에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활용되고 있다.
올해 역시 작년에 이어 연평균 기온이 높고, 지역과 시간대에 따라 강수의 변동성이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연 기후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평년(12.3~12.7℃)보다 높을 확률이 70%이며, 해수면 온도 역시 평년(16.4~16.6℃)보다 높을 확률이 80%에 달한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북서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는 온난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지역적으로 강한 강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위험기상에 대한 기상청의 신속한 조기경보가 강조되는 이유다.
기후위기는 우리 사회·경제 전반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로, 이에 대한 과학적 대응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정밀한 관측과 예측, 첨단 예보기술 개발을 통해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신뢰도 높은 기상·기후 정보 제공과 선제적인 위험기상 대응력 강화를 기반으로 기후위기 시대 핵심 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이미선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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