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편견·감시 사회 시각화…미디어아트로 기술 윤리 질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인공지능(AI) 등 현대 기술의 시선에 비판적 질문을 던져온 미디어 아티스트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을 2026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했다. 기술을 활용한 창의적 혁신을 지원하는 이 상은 올해로 4회째를 맞았으며, 수상자에게는 10만 달러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18일 LG에 따르면 올해 수상자인 페글렌은 미국 출신 지리학자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로, AI와 디지털 기술이 내포한 권력 구조와 감시 체계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그는 사진, 영상, 조형물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술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회적·윤리적 의미를 성찰해온 인물이다.

◆알고리즘 편견 폭로 등 기술의 비판적 탐구 인정
페글렌의 대표작 <이미지넷의 얼굴들(2022)>은 AI가 학습한 편견과 차별적 판단 기준을 실시간으로 노출하는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다. 또 다른 작품 <사이트 머신(2017)>에서는 실황 공연을 AI의 시선으로 시각화하며, 기술이 사용 방식에 따라 주관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군사적 목적이 없는 무해한 위성 <궤도반사경(2018)>을 우주로 쏘아 올리며 감시 시스템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LG 구겐하임 어워드 국제 심사단은 8주간의 심층 심의를 거쳐 그를 최종 수상자로 확정했다. 심사단은 "페글렌은 거대언어모델(LLM)과 현대 AI 시스템 등장 이후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를 확장해 왔다"며 "기술에 대한 공적 책임과 윤리적 가치를 일깨우는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영향력 있는 예술가"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페글렌은 이번 수상에 앞서 2017년 맥아더 펠로십 선정, 2018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받는 등 세계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그의 작품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파리 퐁피두 센터 등에 소장돼 있다.
◆LG '책임 있는 AI' 철학 연계…아트&테크 담론 주도
이번 선정은 LG가 추진하는 '책임 있는 AI'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LG는 유네스코 AI 윤리 권고 이행 현황을 공개하고 자체 모델인 엑사원(EXAONE) 개발에 위험분류 체계를 적용하는 등 기술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조해 왔다.
LG 관계자는 "트레버 페글렌의 작품에 투영된 질문들은 LG가 해왔던 고민과 같은 선상에 있다"며 "LG 역시 AI 역량을 강화해 나감에 있어 투명성, 책임성, 그리고 기술의 인간 중심적 활용이 진정한 혁신의 기반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수상을 축하하며 인간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AI 미래를 구축하겠다는 LG의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단순 후원을 넘어 아트와 테크 분야의 학술적 토대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 내 전담 큐레이터 포지션을 운영하며 관련 분야 전시와 작가 발굴을 지원 중이다. 오는 5월 뉴욕에서 열리는 수상자 축하 행사에서는 OLED 기술 지원을 통해 창작자의 의도를 온전히 전달할 계획이다.
나오미 벡위스 구겐하임 수석 큐레이터는 "보이지 않는 기술 시스템의 구조를 예술로 드러내 온 페글렌은 우리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변화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한다"고 평가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