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으로 레벨4 자율주행 정조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인공지능(AI) 반도체 공룡 엔비디아가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손잡고 완전 자율주행 시장 선점에 나선다. AI 반도체를 넘어 자율주행을 차세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는 17일(현지시각) 현대자동차, 닛산(Nissan), 이스즈(Isuzu), 중국 전기차 업체 BYD·지리(Geely)와 자율주행차 개발 협력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GTC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차에도 '챗GPT 순간'이 도래했다"며 "로보택시 준비 차량의 수는 앞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차, 엔비디아 손잡고 '레벨4' 자율주행 정조준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 플랫폼이다.
이 시스템은 완성차 업체들이 운전자 보조 기능부터 완전 자율주행 기술까지 개발·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플랫폼으로, 데이터센터 기반 AI 학습, 대규모 시뮬레이션, 차량 내부 컴퓨팅 시스템을 통합한다.
이번 협력의 목표는 특정 지역이나 조건에서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운행하는 '레벨4(Level 4)' 자율주행 차량 개발이다. 현재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대부분의 차량은 운전자가 항상 시스템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레벨2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대차는 이번 협력에 합류함으로써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의 자율주행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 CEO는 이날 "이번 네 개의 새로운 파트너(현대차·BYD·닛산·지리)는 매년 1,8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며 "메르세데스 벤츠, 토요타, GM까지 더해지면 앞으로 로보택시 차량의 수는 놀라운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젠슨 황 CEO가 지난해 10월 이른바 '깐부 회동'을 갖고 이어온 협력 관계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도 만남을 이어가며 자율주행 협력을 구체화해 왔다.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에는 현대차 외에도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 누로(Nuro)와 함께 소니그룹, 우버, 스텔란티스(지프 모회사), 전기차 업체 루시드그룹 등이 참여하고 있다.
◆ "수조 달러 시장" 로보택시 패권 경쟁 가열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차량을 직접 생산하거나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차량 운행에 필요한 AI 기술과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는 '두뇌' 역할을 맡는다.
월가 애널리스트들과 자동차 업계는 이 시장을 수조 달러 규모의 성장 산업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보택시 시장에서는 알파벳(구글 모회사) 자회사 웨이모(Waymo)가 수년째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테슬라, 우버,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Zoox) 등이 추격에 나서고 있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가 1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Cruise)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보행자가 차량에 끌려가는 사고 논란 끝에 2024년 사업을 전면 철수했다. 이는 자율주행 상용화가 여전히 높은 기술적·규제적 장벽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