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역사 계약 구조 변화…'20년 운영권' 노린 전략 풀이도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국가철도공단이 진행한 영등포역사 상업시설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입찰 포기가 아니라 향후 재공모를 통한 임차료를 낮추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30년 서부권 터줏대감...재입찰 포기한 까닭은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6일 영등포역사 상업시설 사용권 재입찰에 끝내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철도공단이 지난달 공모를 시작한 영등포역사 상업시설 사용허가 입찰 제안서 접수가 지난 6일 마감됐다. 그러나 제안서를 제출한 사업자가 없어 입찰은 유찰됐다. 이번 입찰은 지난해 6월 롯데백화점이 공단에 영등포점 운영권을 반납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롯데백화점이 재입찰에 불참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높은 임차료 대비 실적 부진으로 분석됐다. 영등포점의 지난해 매출은 약 3146억원으로, 롯데가 직전 입찰을 따냈던 2019년 4569억원보다 31%가량 급감했다.
반면 이번 공모에서 제시된 최저 임차료는 287억원으로, 2019년 216억원보다 33%가량 높아졌다. 롯데백화점은 당시 252억원을 써내 사업권을 확보했고, 현재 실제 부담 임차료는 3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매출의 10%가량을 임차료로 내는 구조로, 백화점 사업으로서는 부담이 작지 않다. 사실상 남는 장사가 아닌 셈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이 높은 입찰가에 부담을 느껴 이번 입찰을 포기하고, 입찰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재공모를 기다리는 것이라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단은 통상 두 번 유찰된 후 입찰가 10%를 낮추는 경향이 있는 만큼 롯데백화점이 이를 예상하고 이번 입찰 때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약기간 10년 한계…'20년 운영권' 노리나
롯데백화점이 운영권을 반납한 배경에는 계약 기간 문제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2019년 입찰 당시 철도시설 국유재산 사용기간이 법 개정으로 최장 20년까지 확대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관련 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결국 '5+5년', 최장 10년짜리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
짧은 계약 기간은 대규모 투자의 발목을 잡는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영등포점의 리뉴얼이나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사실상 유예됐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철도시설 국유재산 사용기간을 최장 20년까지 허용하는 법 개정이 완료됐다. 새로 입찰이 진행될 경우 낙찰자는 최대 20년 간 역사 상업시설을 사용할 수 있어 안정적인 장기 운영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재입찰에서 운영권을 다시 확보할 경우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영등포점을 서울 서부 상권의 핵심 거점으로 재정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영등포점은 서울 서부 핵심 상권에 위치한 데다 맞은편에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이 자리해 상권 경쟁의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수익성 강화 기조에 따라 영등포점 폐점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영등포점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번에는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철도공단에서 재공모를 진행할 경우 관련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