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탐사 기간 대폭 단축·유정 설비 고장 사전 예측
국내 정유사도 폐수 처리·공정 최적화·안전 혁신에 AI 활용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중동산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등을 생산하는 정유산업은 전통적인 대규모 장치산업입니다. 정유 공정은 원유 도입부터 생산, 품질관리, 출하까지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연속 운전이 필요해 공정 제어(DCS)·안전계장(SIS)·공급망관리(SCM) 등 IT 시스템의 무중단 운영이 필수적입니다.
언뜻 인공지능(AI)이나 최첨단 정보기술(IT)과는 무관할 것 같은 정유사들도 AI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정유산업은 전통적으로 굴뚝산업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비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 전환(DX)과 AI 기반 운영 최적화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 BP·엑손모빌 등 글로벌 정유사들, AI 활용 유전 탐사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BP와 셸, 엑손모빌 등 글로벌 정유사들은 이미 전통적 유전 탐사나 생산 과정, 운영 효율화 등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적 석유 굴착 경로를 AI가 지시하면 지시된 경로에 따라 로봇이 굴착하는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석유플랜트 검사 시간을 90% 단축했습니다. 일본 기업들도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석유기업 에네오스(ENEOS)의 경우 AI로 상압 증류탑을 100% 자율 가동하는 등 인력 노하우를 AI로 대체해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데미츠코산은 원유도입부터 판매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 AI를 활용, 원유 하역과 정제 스케줄을 AI를 통해 수립하고 비교합니다.
중국 정유사들의 AI 활용은 '무서울 정도'라고 합니다. 시노펙은 화웨이와 협력해 AI 스마트화를 시도하면서 비계획 가동정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안정성을 30% 이상 향상시켰다고 합니다. 페트로타이나(CNPC)는 독자적인 AI 모델 쿤룬(Kunlun)을 출시했습니다.
전통적 유전 탐사에 AI를 적용하면 기존 지진파 이미지의 1~3% 만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해저탐사 기간을 기존 9개월에서 단 9일로 단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생산 과정에서도 유정 설비 고장 사전 예측을 통해 5~10만 달러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은 이미 다양한 업체들과 연합 전선을 결성해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AI 기술은 사실 익숙하지만, 중국의 약진은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 AI 폐수처리 시스템 도입...국내 정유사도 공정 최적화·안전 혁신에 활용
국내 정유사들도 AI 도입 및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차원의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AI 폐수처리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지난 2022년부터 울산 콤플렉스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폐수 성분을 실시간 분석하고 최적의 처리 방안을 자동으로 적용합니다. 또 지역 스타트업 '딥아이'와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해 사업화했습니다.
GS칼텍스는 원유 정제 사업이라는 기존 비즈니스에 머물지 않고, 전체 밸류체인에 디지털·AI 역량을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미 AI 기반 제조공정 최적화, 설비 관리 고도화, 탄소 저감, 안전 혁신 등 다수 분야에서 실증 단계에서 양산·운영 단계로 전환했습니다.

에쓰오일(S-OIL)은 울산 온산공장의 생산·정비·안전 등 30여 개의 시스템을 AI 기반 데이터 분석으로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중입니다. HD현대오일뱅크도 공정안전관리 학습을 위해 AI 기반 챗봇(PSM 스킬업 챗봇)을 도입했습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확대로 휘발유, 경유 수요가 줄어드는 에너지 전환시대에 정유사가 살아남기 위한 작업은 오래전부터 진행중"이라며 "아직은 주요 정유공장의 안전 점검이나 운영 효율화, 비용 절감 등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점점 활용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