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자국으로 돌아갈 경우 신변 위협이 우려됐던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호주의 보호를 받게 됐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장관은 10일(한국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란 대표팀 선수 5명에 대한 인도주의 비자 발급 절차가 모두 완료됐다고 밝혔다. 버크 장관은 선수들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뒤 직접 만나 상황을 확인했고, 이 자리에서 관련 행정 절차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는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을 우리의 마음 속에 받아들였다"라며 "현재 보호 조치를 받은 선수들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같은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은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망명 절차가 진행된 선수는 5명이며, 나머지 선수들의 추가 망명 여부나 향후 거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정치권의 발언이 이어진 직후 빠르게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9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주 정부에 이란 선수들의 망명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호주가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을 생명의 위협이 존재하는 이란으로 돌려보낸다면 끔찍한 인도주의적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망명을 받아주라. 만약 호주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이 그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게시물을 통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직접 통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총리가 이 문제를 해결 중"이라며 "이미 5명은 보호 조치를 받았고, 나머지 선수들도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여자대표팀은 최근 열린 여자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면서 대회를 마친 뒤 귀국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이란이 현재 군사적 긴장과 공습 상황 속에 있다는 점, 그리고 선수들이 경기에서 보인 행동 때문에 귀국 이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선수들은 지난 2일 열린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아무런 노래도 부르지 않고 침묵을 유지했다. 이 장면은 중계를 통해 공개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이란 국영방송에서는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해당 방송에서는 "국가 제창을 거부하는 행동은 수치심과 애국심 결여의 극단적인 사례"라고 비난했으며, 일부에서는 선수들을 '전시 반역자'로 취급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선수들의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국제 축구계에서도 나왔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아시아·오세아니아 지부는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서한을 보내 이란 선수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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