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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유류세 인하·소비자 직접 지원" 지시…석유 최고가격제는 이번 주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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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상황 비상경제점검회의 주재
산업부, 최고가격제 따로 발표 예정
공정위·국세청, 담합·세금 탈루 실사
필요땐 시장 안정 프로그램 추가 확대
중동 합동 대응반 3개 반장 차관급 격상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유류세 인하와 유류 소비자 직접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신속한 시행을 주문한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는 늦어도 이번 주 중으로 고시 절차를 추진해 진행하기로 했다.  

정유사와 주유소의 '올릴 땐 빠르고 내릴 땐 느린' 비대칭적 가격 결정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이 대통령 주재로 오전에 열린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회의에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11개 부처 장·차관이 참석했다. 구 경제부총리는 중동 상황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 점검과 범부처 대응 방안,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석유·가스 수급과 가격 안정화 방안,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 상황 점검과 대응 방안을 보고했다.

◆정유사·주유소 '기름값 올릴땐 빨리, 내릴땐 천천히'  

김 실장은 "지난 3월 7일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89원, 경유는 1910원으로 중동 상황 발생 후 구매 물량이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음에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정부는 정유사나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릴 때는 빨리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비대칭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석유사업법에 근거해 이번 주 내로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최고가격제 세부 내용은 산업부에서 따로 발표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또 정부는 실효성 있게 제도를 시행하고자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와 담합·세금 탈루 등 시장 교란과 불법 행위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을 중심으로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정유사 담합 여부와 주유소 가격 조사 세부 검증, 가짜 석유 적발 등 현장 점검에 관계 기관이 나선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폭 확대 조치와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조치 등 유류가 상승에 따른 경제 주체들의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폭넓게 세밀히 검토해 볼 것을 지시했다.

◆1억9000만 배럴 석유 비축…7개월 사용 물량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석유·가스 수급 대책도 점검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원유 도입량은 매일 170만 배럴 정도다. 한국은 현재 1억9000만 배럴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으로 약 7개월 가량인 208일 쓸 수 있는 양이다. 

김 실장은 "산유국들과 공동으로 비축하고 있는 물량 2000만 배럴도 우선 구매권을 행사하면 한국이 인수할 수 있다"며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국내로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김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을 대체할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총력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에 있는 나라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물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중동 이외 지역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해 상황이 장기화되더라도 수급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가스의 경우 올해 도입 예정 물량 중 중동 비중은 14% 수준이다. 카타르산 물량 중 약 500만톤(t) 정도가 차질이 예상되지만 한국가스공사 등이 대체 물량을 도입할 수 있어 수급에 지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유가 상승 충격, 정부 충분한 대응 여력 판단  

이 대통령은 중동 상황 발발 이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금융시장에 대해 부처들이 최고의 경각심을 갖고 시장 안정에 총력 대응하도록 주문했다. 이번 위기가 시장의 바닥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삼아 충격에 단단한 자본시장 체질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

일단 정부는 최근 주가와 환율 등 금융시장 지표가 중동 상황 장기화 우려가 확산돼 국내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 대비 과도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에 유가 상승 충격이 산업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면밀히 점검 중이며 정부가 충분한 대응 여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실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100조 원 플러스 알파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 나갈 것"이라며 "필요 땐 100조 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추가 조치 방안도 선제적으로 마련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또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외환시장 안정 세법 개정안과 한미 전략투자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와 적극 협의하고 국민연금의 뉴 프레임워크도 신속히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빈틈없는 시장 관리와 실물 경제의 악영향 차단을 위해 중동 상황 관계기관 합동 대응반 산하 3개 반 반장을 기존 1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도 중동 상황 대응에 최우선을 둔 비상경제관계장관회의 체제로 전환 운영하고,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를 통해 수시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지금의 중동 상황은 한국만이 아니라 주요 경쟁국들도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위기 요인"이라며 "정부는 대통령 언급대로 이번 위기를 한국 경제의 기회로 만들 수 있게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the13o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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