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김혜성 같은 빅리거들이 편하게 말 걸어줘 인상 깊었어"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 중인 한국 야구 대표팀에서 '특별한 마무리'로 나섰던 일본 독립리그 투수 고바야시 다쓰토(도쿠시마 인디고삭스)가 짧지만 강렬했던 동행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바야시는 4일 보도된 일본 매체 '디앤서'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큰 경험이었다"라며 "따뜻하게 대해준 한국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8-5로 승리하며 실전 점검을 마쳤다. 그런데 이날 경기를 매조지한 투수는 한국 선수가 아닌 일본인이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고바야시는 시속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앞세워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냈고, 세이브까지 기록했다.
앞서 대표팀은 투수진 컨디션 조절을 위해 고바야시와 이시이 고키(도쿠시마) 등 일본 독립리그 소속 투수 2명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류지현 감독은 8회에는 이시이, 9회에는 고바야시를 투입했다. 두 선수는 경기 종료 직후 곧바로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고바야시는 한국 대표팀 합류 과정도 공개했다. 그는 "연습경기를 불과 2~3일 앞둔 지난달 말에 한국 측의 요청을 받았다"라며 "오랫동안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해온 라이벌 팀이라 처음에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걱정이 됐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기우였다. "한국 선수들이 먼저 밝고 친근하게 다가와 줬다"라고 회상했다.

의사소통은 영어와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했고, 일부 선수들은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며 빠르게 친해졌다. 오사카 맛집을 추천받는 등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녹아들었다는 설명이다.
경기 중에는 한국 팬들의 응원도 받았다. 3루 응원단석에서 "삼진 잡아라, 고바야시!"라는 외침이 들렸고, 그는 "정말 놀라웠다. 좋은 분위기에서 야구를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더그아웃에서도 동료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공 하나하나에 박수가 쏟아졌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고 내려오자 주장 이정후(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선수들이 환한 미소로 맞이했다.
고바야시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의 만남도 큰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이정후, 김혜성(LA 다저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았다는 그는 "빅리그 선수들인데도 편하게 말을 걸어줘 인상 깊었다"라고 전했다.

고바야시는 지벤와카야마고를 졸업한 뒤 2020년 히로시마에 입단했지만 1군 등판은 2경기에 그쳤다. 지난해 전력 외 통보를 받은 뒤 올해 1월 도쿠시마와 계약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일본프로야구 복귀를 목표로 삼고 있는 그는 "한국 프로야구를 포함해 다양한 야구 문화를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틀간 가까이서 지켜본 한국 야구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타자들의 스윙이 강하고, 투수들도 150km에 가까운 공을 던진다.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다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짧은 동행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그는 "한국과 일본을 떠나 야구인으로서 서로 자극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라며 "나 역시 KBO리그를 포함해 더 높은 무대에서 다시 뛰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