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키우는 건 가격보다 '풀세트 구매'…여름·겨울 정복에 생활복·체육복까지
대안으로 떠오른 바우처…학생이 필요한 품목만 고르는 방식 대두
[서울=뉴스핌] 송주원·황혜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교복을 '등골 브레이커'(등골이 휠 정도로 부담스러운 상품)로 지목하면서 교육당국이 교복 가격 전수조사 등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말 업무보고에서 성평등가족부에 생리대 가격 문제를 거론한 뒤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일부 생리대 상품이 반값 수준으로 내려간 흐름이 있었던 만큼, 교복 가격도 대폭 인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교육현장에서는 교복 문제의 핵심은 가격이 아닌 실용성과 구매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23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그렇게 비싸게 받는 것이 온당한지, 문제가 있다면 어떤 대책을 세울지 검토해 달라"라고 지시했다.

현재 교복 가격은 2015년 이후 학교 주관 구매 제도로 전환되면서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 교복협의회가 매년 물가 상승 전망치 등을 반영해 다음 학년도 교복 상한가를 함께 정해왔다. 내년도 상한가는 이르면 오는 3월 중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도입 당시 상한가는 28만 2000원으로 설정됐다. 지난해 상한가는 34만 4000원 수준이다. 약 10년간 상승률은 22%로 낮다고 볼 수 없지만 같은 기간 최저임금이 시간당 5580원에서 1만 320원으로 84.9% 오른 점을 고려하면 교복 가격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않은 편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복 값보다 '사야 하는 교복 항목'에 더 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지난해 8월 서울시교육청 조사 기준 서울 관내 중·고등학교 생활복 혼용률은 74.4%에 달했다. 생활복만 착용하는 학교도 14.5%로 정복만 허용하는 학교(7.2%) 보다 많았다. 이 같은 현실에도 구매할 때에는 여름·겨울별 정복과 생활복, 체육복까지 모두 구매할 수밖에 없어 구매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강영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대전시의 경우 교복비 30만 원을 지원하지만 학부모에게 현금이나 바우처로 주는 방식이 아니라 교복업체에 지급되고 품목이 정해져 있다"며 "정장식 교복만 지원되는 구조라 체육복·생활복은 별도 구매가 필요해 결국 추가 부담이 생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원이 있어도 학교가 요구하는 교복을 사려면 추가 요금을 몇 만 원 더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블라우스처럼 매일 입는 품목을 여유 있게 사려면 몇십만 원이 훌쩍 더 든다는 게 학부모들의 체감"이라며 "선택권이 없으니 지원의 효능감이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교육현장에서 학생 자율 선택을 전제로 한 바우처 방식이 대안으로 부상하는 이유다. 교복 구매 품목을 학생 개인이 필요한 만큼 고르도록 선택권을 부여하자는 대책이다. 실제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장 형태의 교복이 기본값이 되면서 매일 입는 생활복과 체육복을 추가로 구매해야 했던 것이 학부모 부담의 원인"이라며 학생 개개인의 여건에 맞춰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바우처 방식 도입을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발언 이후 교육부는 지난 20일 최은옥 교육부 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국장들이 모여 교복 가격과 구매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20일 회의에는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5개 부처가 참석했으며 교복 제도 관련 부처별 대응 방안을 안건으로 첫 논의를 시작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교복과 관련해 정해진 부분은 없다"면서도 "관계부처, 시도교육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