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씨네톡] 벚꽃잎 흩날리듯 아련하게…실사로 마주한 '초속 5센티미터'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신카이 마코토 명작의 재탄생
첫사랑, 추억 아닌 '나아감'을 말하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벚꽃 잎이 떨어지는 속도, 그리고 사람의 마음이 멀어지는 속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서정적인 세계관이 실사라는 옷을 입고 스크린에 펼쳐졌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초속 5센티미터'는 첫사랑의 기억을 간직한 채 서로 다른 궤도를 도는 두 남녀 타카키와 아카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영화 초속 5센티미터 메인 포스터 [사진= 미디어캐슬] 2026.02.13 taeyi427@newspim.com

영화는 흩날리는 벚꽃과 달, 그리고 타카키의 담담한 내레이션으로 막을 올린다. 잦은 전학으로 이방인처럼 겉돌던 어린 시절 타카키와 아카리는 서로에게 유일한 구원이었다. 도서관에서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과 천문학 서적을 바꿔 읽으며 나눈 둘만의 대화는 견고한 성과도 같았다. 하지만 어린 날의 약속은 부모님의 전근이라는 불가항력 앞에 속절없이 흔들린다.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두 사람의 시간 차를 잔인하리만치 섬세하게 포착한다. 성인이 된 타카키의 시간은 멈춰있는 듯하다. 직장 동료 미즈노와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지만, 정작 그의 영혼은 그곳에 없다. "회사 내의 소통은 불필요한 내용뿐"이라 치부하며 습관처럼 휴대폰과 업무용 메신저에만 몰두한다. 미즈노가 "즐겁지 않은 것 같다"고 정곡을 찌른 순간 꺼진 모니터 화면에 비친 타카키의 공허한 얼굴은 마치 전원 끊긴 기계장치처럼 쓸쓸하다.

반면 아카리의 시간은 흐른다. 여전히 천문학을 좋아하고 서점 행사를 기획하며 바쁘게 살아간다. 동료가 "기억 때문에 운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아니요"라고 답한다. 과거에 발목 잡히기보다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는 그의 모습은 타카키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영화 초속 5센티미터 스틸 이미지 [사진=미디어캐슬] 2026.02.13 taeyi427@newspim.com

감독은 이 엇갈린 시공간 곳곳에 '1991 EV', '초속 5센티미터', '0.0003%' 같은 상징적인 암호를 심어두었다. 특히 지구 멸망의 날을 암시하는 소행성 코드명 '1991 EV'는 역설적이게도 타카키가 30세가 되는 해이자, 두 사람이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던 날을 가리킨다.

약속의 날 타카키는 이와후네역으로 향하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는다. 타카키는 과학관 관장에게 씁쓸한 속내를 털어놓지만 관장은 이미 아카리의 진심을 알고 있었다. 앞서 과학관을 찾았던 아카리가 "제 이름은 '빛(Light)'이라는 뜻인데 예전엔 그게 부끄럽고 제 자신이 어둡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타카키를 만나 내가 밝아질 수 있었다"며 그 역시 과거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마음을 남기고 떠났기 때문이다.

영화는 결국 재회 대신 성장을 택한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 속에서 뒤를 돌아봤을 때 그곳에 그녀는 없지만, 타카키는 더 이상 절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빈자리를 확인하고도 옅은 미소를 지으며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모습은, 첫사랑이 남긴 진정한 의미가 '집착'이 아닌 '나아감'에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영화 초속 5센티미터 티저 이미지 [사진=미디어캐슬] 2026.02.13 taeyi427@newspim.com

누구나 한 번쯤 가슴 속에 묻어둔 첫사랑이 있다. 살아가다 문득, 그 시절 나눴던 약속이나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곱씹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히 좋았던 옛 기억을 추억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아름답지만 아픈 과거의 기억은 가슴에 묻어둔 채 앞으로 나아가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라는 이 영화의 조언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긴 여운을 남긴다.

어쩌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올봄, 다가올 벚꽃의 계절을 이 영화로 먼저 마주해 스크린 속 흩날리는 꽃잎 사이로 애틋한 사랑을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aeyi42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내란 가담' 이상민 2심 징역 15년 구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2일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이날 오후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2일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 DB] 특검은 "피고인은 특정 언론사의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킴으로써 계엄에 비판적인 언론을 봉쇄해 위헌적 계엄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 했다"며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한 "본 사건은 대한민국이 수립한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며 "미완성 이라는 이유와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 사건의 양형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법상 주무부처 장관임에도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순차적으로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특검은 1심 결심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법조인으로서 장기간 근무했고 비상계엄의 의미와 그 요건을 잘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과 피고인이 언론사 단전·단수에 대한 협조 지시를 하기 직전 경찰청장과의 통화를 통해 국회 상황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던 점을 종합해볼 때, 피고인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고의 및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hong90@newspim.com 2026-04-22 14:57
사진
한강, 노벨상 수상후 첫 독자 앞에 [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일반 독자와 만나는 공식 행사의 무대로 스페인을 택했다. 주스페인한국문화원은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CCCB)에서 한강 작가의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 스페인어판 출간 기념 독자 간담회를 열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일반 독자와 만났다.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CCCB)에서 열린 독자 간담회. [사진= 주스페인한국문화원] 한강과 스페인의 인연은 깊다. '채식주의자'는 2019년 스페인 고등학생들이 수여하는 문학상을 받은 바 있으며, 한강은 2023년에도 '희랍어 시간' 스페인어판 출간 기념으로 마드리드·바르셀로나를 방문해 독자들과 직접 만났다. 이번 행사의 직접적 계기가 된 '바람이 분다, 가라'는 올해 3월 스페인에서 출간된 한강의 여덟 번째 스페인어판 작품이다. 주인공 정희가 친구 인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었다는 믿음을 온몸으로 증명하려 세상에 맞서는 내용이다. 이번 행사에서 한강 작가는 스페인 주요 문학상 수상 경력의 마르 가르시아 푸이그와 나란히 앉아 '극단적인 공감'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집단적 트라우마, 애도, 침묵, 우정 등 한강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들이 오갔다. "문학이 망각에 저항하고 집단적 상처를 돌보는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600석 규모의 현장 입장권은 판매 개시 1분 만에 매진됐으며, 추가로 마련된 온라인 중계 관람권 200석도 10분 만에 소진됐다. [사진= 주스페인한국문화원] 2016년 '채식주의자'로 국제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은 2024년 대한민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작품 세계 전반을 아우르며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 을 수상 이유로 밝혔다. 노벨상 수상 후 첫 공식 행사는 2024년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이지만 독자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스페인에서는 정보라, 윤고은, 최진영 등 약 20명의 한국 작가가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진행했다. 신재광 문화원장은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일반 독자와 만나는 자리가 스페인에서 열린 것은 한국문학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fineview@newspim.com 2026-04-22 12:5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