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저지율 35.6%로 2025 시즌 포수 부문 수비상 수상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안방 세대교체'와 '수비력 보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결국 김형준(NC)을 선택했다. 한화의 베테랑 포수 최재훈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낙점된 것.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10일 "부상으로 WBC 출전이 어려워진 한화 이글스 최재훈을 대체할 선수로 김형준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최재훈은 지난해 121경기에서 타율 0.286, 1홈런 3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기록하며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고, 시즌 종료 후 체코·일본과의 평가전을 통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37세 베테랑이 된 최재훈에게 이번 WBC는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메이저 국제대회가 될 가능성이 컸다. 본인 역시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스프링캠프 도중 불의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지난 8일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수비 훈련 중 홈 송구를 받는 과정에서 오른손에 공을 맞아 골절상을 입었다"라고 전했다. 결국 생애 첫 WBC 무대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이탈에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고심을 거듭했다. 류지현 감독은 이틀간의 숙고 끝에 1999년생 김형준을 호출했다.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NC에 입단한 그는, 당시 팀에 양의지라는 'KBO 최고 포수'가 버티고 있어 주전 경쟁이 쉽지 않았다.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상무에 입대한 그는 군 복무 기간 기량을 끌어올리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2022년 9월 전역 후 김형준은 2024시즌부터 NC의 안방을 책임졌다. 도루저지율 37.8%로 리그 전체 1위를 기록했고,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 0.967로 리그 5위에 오르며 수비형 포수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난 시즌에도 수비력은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포수 가운데 도루저지율 35.6%로 1위를 차지했고, 도루저지 26개로 2위에 올랐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5 KBO 수비상 포수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표팀이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투입하기에 적합한 카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주전 포수로 예상되는 박동원(LG)의 지난 시즌 도루저지율이 21.2%(10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다는 점도 김형준 발탁의 배경 중 하나다. 김형준은 상황에 따라 '수비 강화용 카드'로 활용될 수 있는 옵션이다.

공격력은 기복이 있지만 장타력이라는 분명한 장점도 갖췄다. 통산 431경기에서 타율 0.219, 46홈런 140타점, OPS 0.685를 기록 중이다. 2024시즌 1할대 타율로 부진했으나, 지난 시즌에는 0.232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최근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17·18개)을 기록하며 한 방 능력을 증명했다. 컨택 능력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지만, 맞기만 하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는 대표팀 공격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발탁은 세대교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2026 WBC 대표팀에는 2000년 이후 출생 선수가 13명 포함돼 있다. 기존 포수진이 30대 중후반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6세의 김형준 합류는 장기적인 대표팀 구상에도 부합한다. 오히려 이번 변화가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젊지만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김형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대만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는 데 기여했고,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4 WBSC 프리미어12 등 굵직한 대회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큰 무대 경험이 적지 않다는 점은 강점이다.

다만 변수는 부상 회복 상태다. 그는 지난해 왼쪽 유구골 골절로 수술을 받았고, 2025 NAVER K-BASEBALL SERIES에 출전하지 못했다. 1월 사이판 1차 캠프 명단에서도 제외되며 재활에 전념했다. 현재는 몸 상태를 상당 부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김형준은 "개인적으로 꼭 나가고 싶었던 대회"라며 "태극마크의 무게를 잊지 않고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손목 상태는 좋고 시즌에 맞춰 몸을 잘 준비했다.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하는 만큼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