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라이언 와이스가 휴스턴에서 맞닥뜨린 현실은 선발 경쟁이 아니라 생존 싸움에 가깝다. 지난해 한화에서 '대전 예수'로 추앙받던 그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불펜과 마이너 사이 경계선에 서 있다.
MLB닷컴이 전망한 휴스턴의 2026시즌 선발 로테이션은 헌터 브라운–이마이 다쓰야–크리스티안 하비에르–마이크 버로우스–랜스 맥컬러스 주니어–스펜서 아리게티까지 6명이다. 와이스는 콜튼 고든, AJ 블루바, 네이트 피어슨 등과 함께 예비 후보군에 묶여 있다.


아시아 리포트를 다룬 팬그래프스는 와이스를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휴스턴 담당 기자 브라이언 맥태거트 역시 선발 후보를 줄줄이 나열한 뒤, 리스트 맨 끝자락쯤에서야 와이스 이름을 꺼냈다. 빅리그 선발 보직이 기본 옵션이 아니라 '보너스'에 가깝다는 의미다.
아이러니한 건 와이스 본인의 성향이다. 그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한두 이닝만 던지러 나가는 건 정말 싫다"고 했다. 땀이 나고, 몸이 풀려 리듬을 탈 즈음에야 비로소 자기 공이 나온다는 그는 전형적인 선발 루틴형 투수다. 한국에서 각성한 이유로도 '꾸준한 선발 등판과 긴 이닝 소화'를 꼽았다.
와이스는 한화에서 30경기 16승 5패, 평균자책점 2.87, 탈삼진 207개를 찍으며 코디 폰세(토론톤)와 함께 KBO 최강 외국인 원투펀치로 리그를 지배했다. 그 퍼포먼스를 발판 삼아 휴스턴과 1+1년 최대 1000만 달러 계약까지 따냈다.

하지만 계약 구조를 뜯어보면 구단의 시선이 보인다. 보장액은 260만 달러이고, 마이너 거부권도 없다. 휴스턴 입장에선 선발로 터지면 대박, 아니면 값싸게 불펜·벌크맨으로 활용 가능한 카드다. 휴스턴은 오프시즌 동안 버로우스를 트레이드로 데려오고, 일본 에이스 이마이까지 품었다. 그동안 구단이 공들여 키운 아리게티, 고든과 메이저 경험이 있는 맥컬러스, 피어슨까지 가세하니 와이스의 설 자리는 더 좁아졌다.
결국 와이스 앞에 놓인 시나리오는 셋으로 압축된다. 스프링캠프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6선발 자리를 거머쥐거나, 본인이 싫다던 멀티 이닝 불펜을 받아들여 빅리그에 남거나, 아니면 조용히 트리플A로 내려가 다시 증명해야 한다. 폰세가 토론토 5선발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과 대비된다. 한국에서 꽃길을 열고 금의환향했지만, 지금 와이스 앞에 펼쳐진 건 메이저리그 선발이 아니라,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냉혹한 질문이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