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혼성 계주에서 예상치 못한 불운으로 탈락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은 종목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최민정과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황대헌(강원도청), 임종언(고양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선 2조에서 2분46초5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캐나다(2분39초607), 벨기에(2분39초974)에 이어 3위에 머물며 상위 두 팀에 주어지는 결선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탈락이다. 하지만 과정과 내용의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경기 중반 미국 선수와의 충돌로 김길리가 넘어지는 불운한 상황이 발생하며 흐름이 완전히 끊겼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은 속도를 끌어올리며 추격을 시도하던 상황이었기에, 실력과 무관한 변수로 메달 도전이 좌절됐다는 점에서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혼성 계주는 예전부터 한국 쇼트트랙 메달 도전에 있어 몇 차례 아쉬움을 안겼다. 3년 전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혼성 계주는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지만, 한국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당시 준준결선에서 최민정·이유빈(고양시청)·박장혁(스포츠토토빙상단)·황대헌이 출전했으나 박장혁이 넘어지며 흐름을 잃었고, 결국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 이후 빠르게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혼성 계주 탈락 이틀 뒤 열린 남자 1000m에서도 황대헌과 이준서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황대헌이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흐름을 바꿨다.

이어 최민정이 여자 1000m 은메달,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을 이끌었고, 대회 마지막 날 주 종목인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쇼트트랙 여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같은 날 열린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한국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밀라노 올림픽도 베이징 올림픽처럼 첫 단추를 꿰지 못했지만, 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은 13일 오전 4시 15분 여자 500m 준준결선과 남자 1000m 준준결선을 시작으로 다시 한번 메달 사냥에 나선다. 본격적인 개인전 레이스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번 대회 역시 혼성 계주 탈락이 오히려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 10일 열린 남녀 500m와 1000m 예선에서 출전한 남녀 선수 6명 전원이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두 종목 모두 13일 준결선과 결선을 치르는 만큼, 쇼트트랙 종목 첫 메달 소식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여자 500m 결선은 13일 오전 5시 36분, 남자 1000m 결선은 오전 5시 48분에 각각 시작된다. 이후 15일에는 남자 1500m 준준결선(오전 4시 15분)과 여자 1500m 예선(오전 5시 1분)이 이어지고, 같은 날 오전 5시 49분 남자 1500m 준결선, 오전 6시 42분 결선이 차례로 열린다. 여자 3000m 계주 준결선도 이날 오전 6시 5분에 진행된다.
16일에는 여자 1000m 일정이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오후 7시 준준결선을 시작으로 준결선(오후 7시 57분), 결선(오후 8시 47분)이 연이어 열린다. 남자 5000m 계주는 같은 날 오후 8시 6분 준결선을 치른다.
19일에는 여자 3000m 계주 결선(오전 5시)과 남자 500m 결선(오전 5시 32분)이 열리며, 쇼트트랙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여자 1500m 준준결선(오전 4시 15분)과 준결선(오전 5시 2분), 결선(오전 6시 7분)이 진행된다. 남자 5000m 계주 결선 역시 이날 오전 5시 30분에 펼쳐진다.

쇼트트랙은 이제 더 이상 한국이 안정적으로 금메달을 장담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여러 나라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향상됐고, 특히 남자부에서는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가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올림픽은 쇼트트랙 일정이 2~3일 간격으로 비교적 여유 있게 배치된 점도 특징이다. 과거처럼 하루에 여러 종목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은 줄었지만, 대회 전체 일정이 11일에 걸쳐 이어지는 만큼 컨디션 관리와 정신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최민정은 "올림픽은 결국 정신력 싸움"이라며 "특히 이번 대회는 일정이 길기 때문에 중간에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혼성 계주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한국 쇼트트랙이 다시 한번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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