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공론화·주민투표 건너뛴 채 속도전 '민낯'
[무안·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이 중앙정부 반대에 부딪혀 좌초 위기에 몰리자, 지역 정치권이 책임은 외면한 채 '잘되면 내 덕, 안되면 남 탓'식 공방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9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애초부터 충분한 공론화와 청사진 없이 선거를 겨냥한 속도전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 5일 광주시와 전남도는 통합 추진기획단 현판식을 서둘러 열고 '2월 국회 통과, 7월 출범'까지 제시했지만, 행정 기능 배분·재정 조정·농어촌 소외 방지 등 핵심 쟁점은 안갯속에 머물렀다.
목포시민주권행동 등 광주·전남 시민사회 단체들은 "수십 년을 좌우할 통합을 몇 달짜리 용역과 정치 선언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주민을 통째로 배제한 선거용 이벤트"라고 반발해 왔다.
그럼에도 통합 주도 세력은 공청회와 주민투표 없이 통합 명칭과 청사 위치를 '일사천리'로 정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민주당 광주·전남행정통합추진특위는 통합 자치단체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 약칭을 '광주특별시'로 하고, 통합청사를 전남 동부권·무안·광주 3곳에 나누는 안을 의결했다. 지역 국회의원 18명 중 9명만 참석한 채 급히 결론을 낸 것을 두고 "반쪽짜리 합의가 반쪽짜리 통합과 반쪽짜리 법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현장 민심 또한 냉담하다. 목포시 유달동에 사는 고모 씨는 "불 보듯 뻔한 일이 벌어졌다. 졸속·막가파식 행정통합 추진이 그대로 부메랑이 된 것"이라며 "정치와 표 계산에 눈멀어 꼼수만 부려봤자 결국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이라고 비꼬았다.
무안군에 사는 주민 홍모씨는 "핵심 권한과 재정도 못 챙겨온 반쪽짜리 통합은 빵점짜리, 맹탕 통합일 뿐"이라며 "도민 삶은 뒷전인 채 간판 바꾸기 쇼만 벌이다 민낯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전날 광주시와 전남도는 현재 통합특별시법 386개 조문 중 약 30%에 해당하는 119건에 대해 기재부·행안부·산업부 등 정부 부처가 '불수용' 입장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에너지·AI·산업전환 등 핵심 산업 특례가 대거 빠지면서 "무늬만 특별법, 내용은 초라한 맹탕 법안"이라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전남도당은 9일 논평을 내고 "핵심 특례가 빠진 반쪽짜리 특별법으로는 재정·권한이 없는 "누더기 법안·껍데기 통합에 그칠 것"이라며 "더 이상의 후퇴는 지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통합이 지역 소멸과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서기 위한 장기 전략이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절차적 정당성과 주민 참여를 건너뛴 채 '특별하지 않은 특별법, 이름만 특별법'을 만들어 놓고 있다는 냉소가 깊어지고 있다.
ej764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