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증설은 2028년 이후…메모리 가격 강세 지속
AI 투자 둔화·경쟁 심화는 잠재 리스크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SK하이닉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과 이에 따른 실적 개선, 탄탄한 현금창출력이 반영된 결과다. 등급 전망은 '긍정적'으로 제시됐다.
S&P는 5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는 2026~2027년 동안 HBM과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우 강한 영업 성과를 낼 것"이라며 "수익성과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S&P는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이 HBM,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측면에서는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공급 확대는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수급 타이트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 HBM 수요 폭증…2026~2027년 실적 '퀀텀 점프' 전망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도 대폭 상향됐다. S&P는 SK하이닉스의 매출이 2026년 162조원, 2027년 179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6년 112조원, 2027년 116조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이미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2025년(매출 97조원, EBITDA 61조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HBM 경쟁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S&P는 "SK하이닉스는 지난 5년 이상 HBM 시장에서 지배적인 점유율을 유지해 왔으며, 차세대 HBM4에서도 이러한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패키징 기술과 제품 기술력, 고객 관계가 경쟁사 대비 강점으로 꼽혔다.
재무 구조 역시 신용등급 상향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됐다. S&P는 "설비투자가 늘어나더라도 주문 기반의 HBM 증설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며, 영업현금흐름이 이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현금흐름은 2026년 82조원, 2027년 93조원으로 예상돼 같은 기간 설비투자(각각 40조원, 46조원)를 충분히 감당하고도 잉여현금흐름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 AI 투자 둔화·경쟁 심화는 잠재 리스크
다만 리스크 요인도 함께 제시됐다. AI 투자 사이클 둔화 가능성과 경쟁 심화가 대표적이다. 특히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메모리 수요와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S&P는 경고했다.
S&P는 "수요 둔화나 공급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거나, 공격적인 재무 정책으로 전환될 경우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HBM과 범용 메모리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며 순현금을 50조원 이상 축적할 경우 추가 상향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