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鄭 겨냥 "당권 대권 욕망 표출"
정청래, 비당권파 설득 나섰지만 이견 여전
비당권파, 대표로 김민석 지원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을 둘러싼 정청래 대표 측과 친명(친이재명) 중심의 비당권파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의견 수렴이 없었다"는 절차 논란으로 시작된 갈등이 '정(정청래)-조(조국) 밀약설'로 비화하더니 급기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면 충돌했다.
정 대표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로서 합당에 대한 공론화의 문을 열었으니 이제 당원들께서 당의 운명을 결정해달라"며 합당 절차를 진행할 뜻을 밝히자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며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라고 비난했다. 이에 문정복 최고위원은 "면박을 주고 비난하는 게 민주당 가치냐"고 맞받았다.
이렇게 양측이 거칠게 충돌한 것은 절차적 하자 문제로 포장돼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올 8월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둔 정치적 유불리 계산이 자리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 과연 누구에게 유리하냐는 것이다. 당권 싸움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당권파는 합당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조국혁신당의 노선과 가치가 비슷한 데다 대선 때도 연대했다. 합당은 지방선거 전이냐 후냐의 시간 문제였다.
비당권파는 정 대표의 갑작스런 합당 제의의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비당권파 일각에서 나온 정 대표와 조국 대표의 밀약설은 그 연장선상이다. 정 대표가 대표 재선을 위한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개혁 성향의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합당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정 대표 측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결국 양측이 충돌한 배경에는 당권이 자리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고, 비당권파에서는 김민석 총리를 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벌써부터 당권을 향한 힘겨루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 과연 누구에게 유리할까 하는 답은 대립구도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정 대표가 밀어붙이고 있는 데 반해 비당권파는 지방선거 후로 미루라며 반대하고 있다. 정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하면 합당을 제의했을 리 만무하다. 상대적으로 정 대표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 대표는 재선을 위해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선거 성적표가 좋지 않으면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는 정 대표에게 필수조건이다. 합당이 성사되면 조국혁신당과의 호남 혈전을 피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엄청난 부담을 덜게 되는 것이다. 수도권에서도 표 분산을 막아 선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선거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 있다. 조국혁신당은 강경한 목소리의 친문(친문재인) 중심이다.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에서 민주당보다 훨씬 강한 목소리를 내왔다. 정 대표의 지지 기반이 당내 강성 당원들이라는 점에서 조국혁신당 측과 상대적으로 코드가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정 대표는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여겼을 수 있다.
같은 이유로 비당권파는 합당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합당이 결국 정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단순한 반대를 넘어 일각에서 밀약설까지 제기한 배경이다.
최근 한 국무위원이 민주당 의원에게 조국혁신당의 공지와 함께 "밀약? 타격 소재", "밀약 여부 밝혀야", "당명 변경 불가, 나눠 먹기 불가"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포착된 것이다. 정 대표의 '깜짝 합당' 제안에 조 대표와 지분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것으로 공격의 소재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반드시 지방선거 전 합당을 막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정 대표는 최고위 충돌 후 이언주 최고위원 등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워낙 입장 차가 커 설득이 쉽게 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정 대표에게) 이 정국을 빨리 안정적으로 정리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지방선거 전에는 합당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물러설 생각이 없는 만큼 합당 내홍은 한층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