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전문가·홈오피스까지 전반적 줄인상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발 메모리 수요 급증과 고환율이 맞물리면서 이른바 '칩플레이션칩플레이션(반도체 칩+인플레이션)'이 PC 시장을 흔들고 있다. 노트북 가격 인상에 이어 데스크톱 PC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소비자 체감 부담이 빠르게 커지는 상황이다.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PC 시장 전반의 가격 부담은 한층 가중되는 모습이다.
◆ 게임용부터 홈·오피스까지…PC 전반 '줄인상'
27일 PC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조립 PC 가격은 게임용부터 전문가용, 홈·오피스용까지 전반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나와표준PC 게임용 모델(250810) 기준 가격은 지난해 11월 초 124만5600원에서 이날 156만8100원으로 약 32만원(25.9%) 올랐다. 고사양 게이밍 PC로 분류되는 다나와표준PC DPG 게임용 모델(241125)은 같은 기간 185만9000원에서 233만4600원으로 47만5600원(약 25.6%) 상승했다. 전문가용 모델(251225) 역시 366만5480원에서 398만원으로 30만원 이상 뛰었다.

가격 인상 흐름은 보급형 PC까지 확산되고 있다. 다나와 표준PC 홈·오피스용 모델(250401) 기준 가격은 11월 초 42만2800원에서 이날 65만2570원으로 50% 이상 급등했다. 사무·학습용으로 주로 쓰이는 기본형 PC까지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PC 시장 전 계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메모리·SSD가 끌어올린 PC 가격
업계에서는 PC 가격 급등의 핵심 원인으로 메모리 반도체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을 지목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우선순위가 고수익 제품군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PC·모바일용 범용 D램과 소비자용 SSD 공급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고 이에 따라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는 분석이다.
메모리와 SSD는 PC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핵심 부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부품은 전체 PC 부품 원가의 10~20%대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핵심 부품들의 가격이 오르면 완제품 PC 가격에 즉각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원화 약세에 따른 고환율도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모리는 국내 기업 비중이 높지만, PC 핵심 연산 부품인 CPU와 GPU는 글로벌 업체 제품 비중이 높아 환율 부담이 완제품 PC 가격에 직접 반영된다는 분석이다.
◆ '칩플레이션'이 바꾸는 PC 시장 풍경
이 같은 흐름은 노트북 시장에서도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날 출시한 '갤럭시 북6 울트라'는 462만~493만원, '갤럭시 북6 프로'는 260만~351만원으로 구성됐다. 프로 모델의 경우 같은 등급 전작인 '갤럭시북5 프로'의 최저 출고가가 177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0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LG전자도 노트북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선보인 'LG 그램 프로 AI 2026' 가운데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와 메모리 16GB, SSD 512GB를 탑재한 16인치 모델 출고가는 314만원으로, 지난해 동급 제품보다 약 50만원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노트북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레노버를 비롯해 에이수스 등 주요 제조사들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노트북 가격을 이미 대폭 인상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 가격 인상에 이어 데스크톱 가격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PC 시장 전반이 구조적인 비용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며 "칩플레이션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소비자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