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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발 금융전쟁? 유럽의 '美국채 매도' 무기화 vs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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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주권을 위협하고 유럽 국가들에 추가 관세를 예고하자 투자자 사이에서 유럽이 보복 수단으로 미국 자산 매도를 동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유럽의 '자본의 무기화' 관측 확산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리서치 책임자가 1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자본의 무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렸다.

그린란드 시시마우트에 있는 형형색색의 건물들 [사진=블룸버그통신]

사라벨로스 책임자는 "미국은 군사력과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핵심적 약점이 있다"며 "대규모 대외 적자를 통해 다른 나라의 자금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진단은 통계로 확인된다. 미국의 순대외금융자산 마이너스(-)폭은 27조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라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해외 자본을 유치해야 하는 구조다.

사라벨로스 책임자의 분석을 종합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 영토까지 차지하겠다고 나서며 서방 동맹의 안정을 뒤흔들고 있는 만큼 유럽이 미국의 자금줄 역할을 계속할 이유가 불분명해졌다는 거다.

◆유럽의 대미 금융 영향력은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내 미국 자산 보유액은 10조달러를 초과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유럽 나토 회원국이 보유한 미국 금융자산 총액은 12조6000억달러다.

세부 구성을 보면 유럽 나토 회원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만 2조8000억달러다. 캐나다까지 합치면 3조3000억달러로 불어난다. 중국의 공식 보유량을 초과한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는 오랫동안 '위협 카드'처럼 간주돼 왔는데 유럽이 이보다 더 큰 카드를 쥐고 있는 셈이다. 유럽 국가들은 외국인 보유 미국 국채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사라벨로 책임자는 "유럽은 그린란드를 소유하고 있고 미국 국채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유럽은 미국 채권과 주식 8조달러를 보유해 세계 나머지 국가를 합친 것 의 거의 2배에 달하는 미국의 최대 채권자"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갈등 고조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작년 4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나타났던 '셀아메리카' 현상이 되살아나는 양상이다.

이날 미국 주가지수 선물과 유럽 주식시장, 달러화가 일제히 떨어졌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스위스프랑화는 상승했다. 유로화 가치도 올랐다. 덴마크 연기금들은 작년 이맘때 먼저 달러 자산의 노출도를 줄인 바 있다.

사라벨로스 책임자는 "유럽 전역의 달러 익스포저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최근 며칠간의 사태 전개는 달러 재조정을 더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며칠간 핵심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은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 행위에 반발해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를 테이블에 올릴지 여부"라고 했다.

◆반론I: 민간 자산 통제 불가

유럽의 미국 자산 매도 시나리오에 대해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유럽 정부가 민간 보유 자산을 통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12조6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자산 중 공공 부문이 보유한 것은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2조1000억달러가 유일하다. 나머지 압도적 다수는 수천곳의 보험사, 연기금, 은행, 기관투자자와 수백만명의 개인 투자자들이다. 또 벨기에 보유분 상당 부분은 실제로 증권예탁기관인 '유로클리어'에 예치된 역외 투자자 자산이다.

소시에떼제네럴의 키트 주크스 외환 전략가는 "해외 자본 의존이 미국 경제의 취약점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유럽 공공부문 투자자들이 매입을 중단하거나 매도를 시작할 수는 있겠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투자 성과를 훼손하려면 상황이 상당히 더 악화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ING그룹의 카르스텐 브레제스키 거시경제 리서치 책임자는 "EU가 유럽 민간 투자자들에게 미국 달러 자산 매도를 강제할 방법은 거의 없다"며 "유로 자산에 대한 투자를 유인하는 정도만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설령 법률로 강제하려 해도 입법에는 막대한 시간이 소요된다. 금융투자지침(MiFID 2)의 경우 협상이 2011년 시작돼 2014년 통과됐고 실제 시행은 2018년에야 이뤄졌다. 위기 상황에서 속도가 빨라지더라도 최소 수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론II: 받아줄 손이 없다

두 번째 문제는 매수자 부재다. 모든 매도에는 매수가 필요한데 유럽이 대규모 미국 자산 매도에 나설 경우 이를 흡수할 시장이 마땅치 않다.

매도 물량의 대안 흡수처로 거론되는 아시아 시장이 이 물량을 흡수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12조6000억 달러 규모의 상당 부분을 신속히 소화할 여력이 없다. FTSE세계국채지수에서 아시아 비중은 7조3000억달러 수준이다. 유럽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주식을 처분하고 일본 국채를 매수하는 식의 자산 교체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라보뱅크는 "이론상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서 대거 이탈하면 경상수지 적자국인 미국의 달러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미국 자본시장의 규모가 워낙 커서 이를 대체할 시장이 마땅치 않은 만큼 실제 대규모 이탈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했다.

◆반론III: 상호확증파괴, 유럽이 더 다친다

가장 근본적인 장벽은 상호확증파괴(MAD) 리스크다.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 때마다 미국 국채 투매 위협을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과 같은 논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중국의 경우 수출 산업 육성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면서 미국 국채 등 해외 자산을 수조 달러 규모로 축적해왔다. 이를 매도하려면 위안화 가치 급락을 감수해야 한다. 또 매도 위협만으로도 보유 자산의 가치가 폭락해 자국 금융시스템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은 중국보다 취약하다. 미국 금융시스템과의 통합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유럽 은행과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로 가득 차 있어 유럽발 보이콧 위협으로 국채 가격이 폭락하면 미국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유럽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 따른다. 대규모 자본의 본국 송환은 달러 급락과 유로 급등을 동반하는데 이것만으로도 유럽 국가 다수의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점진적 재조정은 가능하다"

다만 유럽의 미국 자산에 대한 급격한 매도보다 점진적인 비중 축소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 책임자는 "세계가 여전히 막대한 미국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미 상당 부분 달러 포지션 재조정이 이루어진 만큼 향후 시장 불안이 추가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도이체방크의 사라벨로스 책임자는 "유럽의 '공식적' 조치가 아니더라도 비공식적인 투자자 경계심과 미국의 쌍둥이 적자 자금 조달 필요성이 결합하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급격한 매도가 아닌 '신규 매수 축소'만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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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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