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칩 제약 속 자체 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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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2026년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까?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2026년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이 협력의 여지 없는 '전면 경쟁 구도'로 치달을 전망이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앞세워 기술 우위를 굳히려 하고, 중국은 칩 제약 속에서도 자체 반도체·모델·응용 생태계 구축으로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를 경제·안보 핵심 인프라로 보는 인식이 양국 모두에서 공고해지면서, 경쟁 강도는 완화되기보다는 구조적으로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 칩·연산력·데이터: 가장 뜨거운 1차 전선 =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2025년에도 중국을 겨냥한 AI용 GPU·고성능 칩·제조장비 수출 통제를 추가로 강화해, 중국의 첨단 연산력 확보를 제한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고성능 엔비디아(Nvidia) GPU와 AI 모델 파라미터(웨이트) 수출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실질적으로 중국의 최첨단 AI 연구·훈련 속도를 늦추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중국은 미국·동맹국산 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데이터센터에서 미국산 AI 칩을 단계적으로 퇴출시키고, 화웨이·하이실리콘·캠브리콘 등 자국 업체의 GPU·NPU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는 '반도체 자립'을 국가 전략으로 못 박고, 2030년 전후로 핵심 반도체의 국산화 비중을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상태다.
◆ 미국: '압도적 컴퓨팅 파워'로 격차 유지 노린다 = 미국은 메타(META)·구글·마이크로소프트(MSFT)·아마존(AMZN)·오라클(ORCL)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2026년 한 해에만 수천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리서치에 따르면, 주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026년 AI 관련 설비·데이터센터·칩 투자는 4,500억 달러 이상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말, 다운그레이드된 엔비디아 H200 등 일부 칩의 대중 수출은 허용하면서도 블랙웰(Blackwell) 계열처럼 최첨단으로 분류되는 칩은 여전히 차단하는 '선 긋기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은 이런 절충적 수출 통제가 미국의 총합 연산력 우위를 유지하면서도 완전한 공급 차단으로 인한 역풍은 피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한다.
◆ 중국: 칩 제약 속에서도 모델·응용으로 돌파구 = 반면 중국은 칩 제약이라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지만, 모델·응용단에서 빠른 상용화로 격차를 줄이려 하고 있다.
딥시크(DeepSeek)의 저비용 고성능 추론 모델, 바이트댄스·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이 잇따라 내놓는 챗봇·코딩 도구·산업 특화 AI 서비스는 2025년에 이미 내수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베를린 소재 싱크탱크 MERICS와 중국 내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7년까지 제조·물류·금융·공공서비스 등 6대 핵심 산업에서 AI 도입률을 70% 이상, 2030년에는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이신(Caixin)은 2025년 연말 분석에서, 딥시크의 돌파가 "미·중 AI 경쟁의 서사를 바꾸고 있다"며, 미국식 '무제한 컴퓨트' 전략과 다른, 칩 제약을 전제로 한 효율·알고리즘 중심 접근이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 수출 통제·밀수·자립 경쟁: 2026년 쟁점들 = 2026년에 가장 치열해질 쟁점 중 하나는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의 우회조달·자립 시도 사이의 '숨바꼭질'이다.
BIS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2025년 말 기준 최소 1억6,000만 달러 상당의 수출통제 대상 엔비디아 GPU가 밀수·차명 거래 등을 통해 중국에 유입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미국 규제의 실효성 논쟁과 함께, 추가 규제 강화 또는 제3국을 통한 우회 공급 단속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중국은 '50% 국산화' 등 구체적인 반도체 자립 목표를 제시하며, 일정 비율 이상을 자국 칩으로 채우지 않으면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에서 불이익을 주는 규정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2026년에는 미국의 수출통제와 중국의 자립·우회 전략 중 어느 쪽이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가가 연산력 격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글로벌 규제·표준 전쟁: 제3국의 선택 압박 = AI는 규제·윤리·표준 측면에서도 미·중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미국·EU는 AI 안전성·투명성·책임 소재를 강조하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추진하는 반면, 중국은 '내용 통제'와 국가 안보를 전면에 내세운 AI 관리 규정을 정비해 왔다.
더 힐(The Hill)은 2026년에 주목해야 할 5대 AI 쟁점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AI 규칙 전쟁"을 꼽으면서, 각국이 어느 진영의 기술·규제 표준을 따를지 선택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동남아·중동·아프리카·남미 등 신흥국에서는 미국·중국 모두와 경제 관계를 유지하려는 현실적 이해가 충돌하면서 클라우드·데이터센터·AI 인프라 구축 사업을 둘러싸고 복수의 사업자를 병행·분산 채택하는 '멀티 얼라인먼트' 전략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 2026년 판도: 단기 우위는 미국, 속도전은 중국 =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미국이 칩·클라우드·빅테크의 자본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유지해, 범용 초거대 모델과 총 연산력 측면에서 "한 박자 앞선 위치"를 지킬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CSIS와 일부 글로벌 운용사의 전망에 따르면, 2030년 이전까지 "세계에서 사용되는 AI 연산량의 과반"은 미국 기업 인프라에서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국은 방대한 내수 시장, 정부의 전략적 지원, AI·반도체 인력 풀을 바탕으로 "세계 1위"가 아니라 "자국 및 인근권에서 미국에 맞설 수 있는 독자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빠르게 따라붙고 있다.
MERICS는 2026년 중국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혁신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미·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는 낮다"고 지적하며, 미·중 기술 디커플링이 장기 구조로 고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합하면, 2026년 미·중 AI 패권 전쟁은 "칩과 클라우드로 무장한 미국의 압도적 인프라"와 "칩 제약 속에서도 자립·효율·응용 확산으로 승부를 보려는 중국"의 맞대결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완전한 승자·패자가 가려지기보다는, 미국이 글로벌 범용 AI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이 자국·일부 제3국에서 병렬적인 AI 블록을 형성하는 다극 구조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higrace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