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이웅희 문화스포츠 전문기자=프로야구 롯데의 '캡틴' 전준우(39)가 이를 악물었다. 내년 불혹의 나이로 접어들지만, 그의 목표는 변함없다. 가을야구, 한국시리즈 무대다.
전준우는 올해 1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410타수 120안타), 8홈런 70타점 5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89를 기록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며 팀 공격의 중추 역할을 했다.

주장 역할까지 맡아 선수들을 잘 이끈 전준우는 "주장으로 부담감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압박감은 결국 야구를 잘하면 해소된다. 어린 선수들에게 몸소 보여주는 것들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 재능이 정말 좋다. 갈수록 더 좋아질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올시즌 전준우는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함께 꾸준히 경쟁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부상 악재가 뼈아팠다. 지난 8월초 KIA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전준우 이탈 후 잘 나가던 롯데 역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준우 부상 직후 8월 6일부터 9월 15일까지 롯데는 7승 3무 19패, 승률 0.269로 3위에서 6위까지 추락했다.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던 전준우는 "많이 아쉬웠다. 원래 잘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수비를 생각보다 많이 나갔다. 나도 모르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던 것 같다"면서 "우리 젊은 선수들도 갑작스럽게 긴 연패를 당하고며 부침을 겪었다. 아픈 경험을 했는데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전준우는 불혹의 나이다. 마흔 살에도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높다. 전준우는 "최형우, 노경은 형 등 고참들이 잘하고 있다. 베테랑들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후배들이 잘 따라올 수 있고, 시너지가 날 수 있다. 나도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게 된다. 긴장감을 놓지 않고 비시즌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정훈이 은퇴했다. 롯데 암흑기를 함께 했던 멤버 중 전준우만 남았다. 롯데에서 당시 한솥밥을 먹었던 강민호(삼성), 손아섭(한화)은 각각 2024년, 2025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누볐다. 프로 데뷔 18년 차 롯데 원클럽맨인 전준우는 통산 1839 경기에 출전했지만, 단 한 번도 KS 무대를 밟지 못했다. KBO리그 역사상 1800경기 이상을 출전하고도 KS를 뛰지 못한 선수는 전준우 뿐이다.
전준우는 "(강)민호하고 (손)아섭이가 KS를 뛰는 것을 보며 사실 부러웠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때마다 팬들에도 죄송했다"면서 "지난해 민호가, 올해 아섭이가 갔다. 내년에는 내가 가야 하지 않겠는가. 롯데에서 같이 오래 뛴 (정)훈이가 은퇴했는데, 훈이 몫까지 하겠다. KS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롯데는 현재 KBO에서 가장 오랜 시간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이다. 마지막 KS 진출도 1999년이다. 26년 동안 우승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선산을 지키는 소나무처럼 전준우는 여전히 롯데를 지키고 있다. 2026년 롯데와 전준우의 목표는 여전히 같다.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iaspir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