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KB증권은 글로벌 메모리 업황이 본격적인 장기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마이크론의 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면서 내년 1분기 국내 메모리 업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과 강다현 연구원은 19일 리포트에서 "마이크론의 2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메모리 업황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라며 "D램 공급 부족과 HBM 중심의 수요 급증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메모리 장기 호황 사이클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분석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분기(9~11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12~2월) 매출 가이던스로 183억~191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144억달러를 약 30%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 총이익률 가이던스 역시 67~69%로 제시돼 기존 컨센서스인 56%를 10%포인트 이상 상회했다. KB증권은 마이크론이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실적 흐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1분기 실적에도 직접적인 긍정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해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HBM 시장의 구조적 성장성이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마이크론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는 현재 메모리 시장이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에 있으며 주요 고객 수요의 절반 수준밖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AI 서버와 HBM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D램 공급 부족은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특히 2026년 2분기 양산 예정인 HBM4를 포함해 내년 HBM 공급 물량은 이미 전량 계약이 완료된 상태로 파악됐다.
KB증권은 2028년 글로벌 HBM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로 2025년 350억달러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4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단기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성장 국면이라는 해석이다.
가격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최근 HBM3E 가격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범용 D램 가격 급등으로 마진이 개선되면서 생산 구조가 조정되고 있고, GPU 및 ASIC 업체들의 2026년 HBM3E 주문 물량이 상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체결된 내년 HBM3E 계약에서 가격을 기존 대비 약 20% 인상한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이 예정된 HBM4는 성능과 공급 속도에 따라 HBM3E 대비 28~58%의 가격 프리미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6년 HBM 시장 매출 비중은 HBM4가 55%, HBM3E가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3분기부터 HBM4가 HBM3E 수요를 빠르게 흡수해 나갈 것으로 KB증권은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4 수요의 90%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D램 가격 상승이 업황을 밀어 올리고 HBM이 수익성을 이끄는 구조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과 기업가치 재평가 국면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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