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부활한 장기 무이자 할부, 1년도 못 버티고 또 중단
가맹점 수수료↓이자비용↑…혜택 줄이고 금리 올리는 악순환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채권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신용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여전채 금리가 오르자 수익성 악화에 이어 조달 여건까지 나빠지며 경영 압박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알짜 혜택 카드 폐지뿐 아니라 2년 만에 재개했던 장기 무이자 할부를 다시 중단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1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AA+등급 3년 만기 여전채 5개 신용평가사 평균 금리는 3.502%로 집계됐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직후 2.7%대까지 떨어졌지만 하반기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지난달 3%대를 돌파했다. 현재는 3% 중반까지 올라선 상태다.
![]() |
실제 카드사들의 조달비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현대카드(AA+)가 지난 10일 발행한 3년 만기 1400억원 규모 회사채 금리는 3.403%, 2년 만기 700억원 규모 회사채는 3.247%로 집계됐다. BC카드(AA+) 역시 지난 11일 2년 만기 800억원 규모 회사채를 3.291%로 발행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2%대 발행이 가능했지만 시장금리 상승으로 발행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여전채는 신용카드사나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은행이나 보험사처럼 예금이나 보험료를 통한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카드론 등 여신사업 재원의 60~70%를 여전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 상승은 곧바로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여전채 금리가 0.1%포인트만 올라가도 연간 수백억원의 이자비용이 늘어난다.
환율 상승도 부담을 키운다.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카드사들의 외화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국내 채권시장 불안을 자극해 자금 조달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비용 부담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3조5952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686억원) 대비 2.6%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혜택 축소와 대출금리 인상 등 자구책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알짜 카드 혜택 축소와 6개월 무이자 할부 폐지다. 장기 무이자 할부는 지난해 10월 2년여 만에 부활했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사라졌다. 무이자 할부는 카드사가 할부 결제 시 발생하는 이자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대표적 마케팅 수단이지만, 조달비가 급등한 현재로선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이미 악화된 상황에서 이자비용까지 불어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카드 혜택 축소나 신규 마케팅 축소는 불가피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