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건설 중인 제2공장의 생산 계획을 변경해, AI용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지원 아래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급증 속에서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TSMC는 당초 구마모토 제2공장에서 6~40나노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AI용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이 채택하는 4나노 공정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조정을 시작했다.
4나노 반도체는 데이터센터용 AI 칩 생산의 핵심 공정으로, 일본 내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4년 말 가동한 구마모토 제1공장은 12~28나노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지만, 세계 전기차(EV) 판매 부진으로 수요 회복이 늦어져 가동률이 예상치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2공장은 더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AI 반도체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 TSMC는 AI 반도체 생산 외에도 조립·패키징 공정 도입도 함께 검토 중이다.

◆ 가동 시점 2027년에서 늦춰질 가능성
제2공장 건설 현장은 현재 사실상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공정 변경이 확정될 경우 당초 계획했던 2027년 가동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TSMC는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 중이며, 파트너사와 세부 실행 계획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구마모토 공장을 운영하는 JASM에는 소니·덴소·토요타 등 일본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총 투자액은 225억달러(약 33조원)에 달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약 1조2000억엔 규모의 지원을 약속한 상태라, 일정 변경 시 정부 지원 기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의 생산 거점이 대만에 집중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첨단 반도체의 국산화를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라피더스는 2027년 홋카이도에서 2나노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은 히로시마에 AI 메모리 공장을 신설했다. 폭스콘도 미에현 가메야마 제2공장에서 AI 서버 생산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TSMC의 이번 계획 변경 여부는 일본의 반도체 산업 전략과 AI 인프라 확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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