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1억5500만 달러…1루수 연봉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190cm, 110kg의 큰 체격에 하얀 피부, 오로지 힘으로 승부하는 타격 스타일. 동료인 토드 프레이즈가 "마치 북극곰 같다"고 하면서 별명이 돼버렸다. 신인 시즌에 50홈런을 넘기고, 이후 매년 30홈런 이상을 때리는 파워 때문에 "덩치 큰 북극곰이 펜스를 때려 부순다"는 중계 멘트가 잇달았다.
뉴욕 메츠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북극곰' 피트 알론소가 원클럽맨의 길을 접고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는다. 메츠가 사실상 영입 경쟁이 없을 것이라 안이하게 판단한 틈을 타 볼티모어가 1루수 역대 최고액 조건을 내걸고 전격 영입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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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가 9월 15일 텍사스와 홈 경기 연장 10회 끝내기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뉴욕 로이터=뉴스핌] |
알론소는 11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5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1루수 연봉(3100만 달러) 기준으로는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의 2700만 달러(6년 1억6200만 달러)를 뛰어넘은 역대 최고액이다. 볼티모어 구단 역사에서도 크리스 데이비스(7년 1억6100만달러)에 이어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하는 빅딜이다.
메츠는 이번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알론소에게 공식적으로 장기 계약 오퍼조차 건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으로 "타 구단의 관심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한 판단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알론소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64순위로 메츠에 지명돼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첫 해 53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홈런왕·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석권하며 단숨에 간판 타자로 떠올랐다. 2020년을 제외하고 매 시즌 30홈런 이상을 때려낸 정통 슬러거다. 그럼에도 메츠는 2025시즌을 앞두고 1+1년 5400만 달러 단기 계약만 제시했고, 알론소는 올해 38홈런 12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1을 올린 뒤 옵트아웃을 선택해 다시 FA 시장에 나왔다.
볼티모어는 당초 필라델피아 필리스 출신 카일 슈워버 영입을 노렸지만 협상이 틀어지자 곧바로 방향을 틀어 알론소에게 자금을 쏟아부었다. 보스턴 역시 관심을 보였지만, 볼티모어가 최종 승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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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 시절 피트 알론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지 매체들은 "한마디로 대박"이라며 이번 계약을 평가하고 있다. 알론소는 빅리그 7시즌 동안 통산 264홈런을 기록했고, 최근 5년 연속 34홈런 이상을 때린 검증된 장거리포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 2회 우승 경력에,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살리는 쾌활한 성격까지 갖추고 있어 "볼티모어 공격력의 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퍼즐 조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알론소는 덩치와는 달리 성격은 매우 유쾌하고 온화해서 "보기엔 무섭지만 실제로는 순한 북극곰"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돼 있다.
문제는 메츠다. 전성기 슬러거를 한순간에 리그는 다르긴 하지만 같은 동부지구의 라이벌에 내주는 모양새가 됐다. 알론소는 이제 젊은 코어가 풍부한 볼티모어 라인업에서 중심을 맡게 된다. 우승 모드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볼티모어와, 간판 거포를 놓친 메츠의 엇갈린 선택이 향후 몇 년간 어떤 성적 차이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