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SK온이 미국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의 운영 체계를 분리하는 내용의 구조 재편을 11일 공식화했다. 이는 중국에서 11월 발표한 생산거점 재편 조치와 맞물려, 회사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전반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맞게 정비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SK온·포드, 블루오벌SK 운영 구조 분리…공장은 각자 단독 운영
SK온은 이날 포드와 합작하던 블루오벌SK의 생산시설을 독립 운영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SK온은 테네시 공장을, 포드는 자회사를 통해 켄터키 공장을 직접 운영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블루오벌SK는 포드가 보유한 보통주 50%를 대상으로 유상감자를 결정했다. 감자 후 SK온 미국법인(SBNA)이 블루오벌SK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며, 자본금은 9조520억 원에서 4조5260억 원으로 줄어든다. 또 SK이노베이션은 같은 날 블루오벌SK가 켄터키 공장 관련 건물 등 유형자산을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켄터키 공장 운영권이 포드 측으로 넘어가는 데 따른 조치다.
◆ 북미 시장 둔화 속 생산 전략 재정비…고객 다변화 포석
이번 구조 재편은 최근 북미 전기차 시장의 둔화와 맞물려 SK온이 생산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가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지난 1~2년간 북미 전기차 수요가 예상 대비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 조정이 이어졌고, 포드 역시 생산 계획을 단계적으로 조정해왔다. 이 과정에서 합작 모델은 의사결정 속도와 생산 효율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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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 전경. [사진=SK온] |
SK온이 테네시 공장 운영권을 단독으로 확보한 것은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고객 다변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테네시 공장은 포드 전동화 단지인 '블루오벌 시티' 내에 있어 주요 고객과의 협력은 유지되지만, 단독 운영 구조가 되면서 향후 북미 완성차 업체들의 다양한 수요 변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온은 "45GWh 규모의 테네시 공장에서 포드 등 다양한 고객사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 공급을 추진해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 중심의 내실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합작법인의 지분·자산 구조를 정리한 것은 미국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보조금 적격 여부 판단에는 공장 운영 주체와 관리 체계가 명확해야 하고, 공급망 요구사항도 엄격해지는 만큼 단독 운영 체제는 향후 규제 대응을 유리하게 만드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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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온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전경 [사진=SK온] |
◆ 중국에서도 구조 조정…SKOJ·EUE 지분 맞교환
앞서 SK온은 지난 11월 중국 EVE에너지와 합작으로 운영하던 두 공장(SKOJ·EUE)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생산거점을 옌청 중심으로 재편했다.
SK온은 장쑤성 옌청 공장(SKOJ) 지분 30%를 확보하고 EUE 지분 49%를 넘기면서 SKOJ는 SK온 100% 자회사, EUE는 EVE 단독 법인으로 전환됐다. SKOJ는 27GWh 규모의 양산 체제를 갖춘 고효율 공장으로, 인근에는 SK온 단독 공장 SKOY가 올해 말부터 단계적 가동에 돌입해 장기적으로 33GWh 규모까지 확대된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