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객 비밀 유지 들어 그 동안 함구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역내에 묶여 있는 러시아 동결자산을 우크라이나 대출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프랑스의 민간은행에도 180억 유로(약 30조원)의 러시아 자산이 예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내셜타임스(FT)가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동결자산 규모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국제예탁결제기구 유로클리어의 1850억 유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프랑스는 그 동안 '고객의 비밀 유지'를 들어 그 동안 이 자산의 존재와 소유주, 예치돼 있는 은행 등에 대해 함구해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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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FT는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배상금 대출(Reparation Loan)' 구상에 자국 내 러시아 동결자산 180억 유로를 동원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 자산은 지난 2년 이상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민간은행에 동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는 고객의 비밀 유지 문제를 들어 이 자산이 어느 은행에 보관돼 있고, 발생한 이자를 어디에 사용했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일부 EU 국가들이 화가 나 있다"고 했다.
러시아 동결자산은 전 세계적으로 274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2100억 유로가 EU 역내에 묶여 있는데 유로클리어에 1850억 유로, 그외 다른 나라에 250억 유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출은 유로클리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배상금 대출'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유로클리어 이외에 다른 나라 은행에 묶여 있는 러시아 자산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에 정통한 4명의 관계자들은 FT에 250억 유로 중 180억 유로가 프랑스 민간은행에 있고, 나머지 70억 유로는 벨기에 민간은행에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배상금 대출 구상에는 찬성하면서도 민간 상업은행이 포함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간은행은 유로클리어와 달리 다른 계약상 의무가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FT는 "프랑스의 어떤 은행들이 러시아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실치는 않다"면서도 "이 사안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세 사람은 그 대부분이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 파리바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통령실과 재무부, 중앙은행 등은 프랑스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FT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