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행정과 행정 편의 우선"…지방의회 책임 지적·구체적 운영 대책 촉구
[삼척=뉴스핌] 이형섭 기자 = 삼척시와 강원도가 논란 끝에 공공산후조리원을 계속 운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들은 "뒤늦게라도 무엇을 최우선시해야 하는지 깨달은 결정"이라면서도, 그동안의 잘못된 행정 과정과 책임 회피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삼척동해시민행동, 삼척초등학교총동문회, 진주초등학교총동문회, 지역사회연구소, 부남예술인사회적협동조합, 삼척학습실천연대, 민주노총강원본부 동해삼척지역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강원지부 삼척지회, 동해삼척기후위기비상행동,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삼척석탄화력발전반대투쟁위원회 등 11개 단체는 8일 공동 성명을 내고 "강원도와 삼척시는 시민의 불안과 반발에 떠밀려 결정을 번복했을 뿐, 시민을 향한 사과나 반성의 태도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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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척의료원 전경.[사진=삼척의료원] 2024.09.12 onemoregive@newspim.com |
이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도립으로 둘 것인가, 시립으로 바꿀 것인가를 두고 벌어진 줄다리기 속에서 시민을 배제한 밀실행정"으로 규정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삼척시와 강원도는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과 생명보다 행정 편의와 책임 미루기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지방의회에도 책임을 물었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강원도의회와 삼척시의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지난 7월 KBS 보도가 의료원 이전 후 조리원 운영 공백을 경고했음에도 단 한 명의 도의원, 시의원도 대책을 묻지 않았다"며 "이런 안일함이 시민 불신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성명서는 또, 계속 운영을 결정한 조리원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될지에 대한 구체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조리원 리모델링, 의료원 이전, 건물 철거 등 과정에서 이용자 건강과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지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충분히 시간을 두고 시민에게 알리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조리원이 도립이든 시립이든 중요하지 않다. 행정기관은 산모와 신생아에게 무엇이 최선인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과거 공공산후조리원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같은 건물 내 부인과·소아과와 긴밀히 연계되어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신축 의료원 부지 내 조리원을 재건할 때도 이 장점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체들은 "운영 중단 결정을 번복한 것은 환영할 만한 변화이지만, 늦게 내린 결정을 졸속으로 추진한다면 또다시 시민 불안을 키울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 생명을 최우선에 두고 행정을 추진하라"고 성토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데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강원도와 삼척시의 행정이 시민 중심으로 바로 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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