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보편 접종 권고 후 영유아 감염 99% 감소
전문가 "영유아 감염 증가 우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신생아에 대한 B형 간염 백신 접종 권고를 철회했다. 전문가들은 권고 지침의 변경으로 영유아의 B형 간염 감염이 증가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ACIP는 5일(현지시간) 표결을 통해 태어난 지 24시간 이내에 신생아에 대한 B형 간염 백신 접종 권고를 폐기하기로 했다. 이번 표결은 찬성 8표, 반대 2표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지난 1991년 시작된 신생아 B형 간염 백신 보편 접종 권고는 미국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위원회는 생후 두 달 전에는 첫 번째 접종을 하지 않도록 권고했으며 이후 추가 접종을 할지 결정하기 전 아이의 B형 간염 항체를 검사하도록 권했다.
ACIP 위원으로 이번 결정에 찬성표를 던진 렛세프 레비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운영관리 교수는 "만약 당신의 아기가 B형 간염 음성 판정받은 산모에게서 태어났다면 부모로서 알아야 할 것은 그 아이가 생애 초기 혹은 아마도 대부분의 어린 시절 동안 B형 간염에 걸릴 위험이 극도로 낮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이 이렇게 낮은 상황에서 잠재적인 해로움을 가질 수 있는 처치에 아기를 노출하고 싶은지 부모로서 우리는 당신들이 의사와 상의해 매우 신중히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다만 위원회는 산모가 B형 간염 보균자인 경우 부모가 의료진과 상의해 백신 접종을 시작할지 결정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ACIP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어떤 공중보건 권고를 채택해야 하는지에 자문한다. 이 같은 권고는 미국 의료보험 보장 범위에 영향을 주고 의사들이 환자에게 적절한 백신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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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2025.12.06 mj72284@newspim.com |
이 때문에 이날 위원회의 결정은 보건 전문가로부터 커다란 반대에 부딪혔다. 이들은 이번 결정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B형 간염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형 간염은 치료할 수 없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심각한 간 질환과 암,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B형 간염 백신은 1991년부터 미국에서 신생아에게 보편적으로 권고돼 왔는데 이 기간 동안 연구에 따르면 백신 접종 권고 이후 영유아 및 아동 사이의 B형 간염 감염은 99%나 급감했다.
수전 크레슬리 미국소아과학회(AAP) 회장은 "이 무책임하고 의도적으로 오해를 일으키는 지침은 영유아에게 더 많은 B형 간염 감염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부모와 임상의들에게 안심시키고 싶은 것은 이번 변경을 촉발할 만한 새로운 정보나 우려스러운 정보가 B형 간염 백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며, 아이들의 B형 간염 감염 위험이 변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간 전문의 출신인 빌 캐시디(공화·루이지애나)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HELP) 상임위원장은 "수십 년 동안 B형 간염 환자들을 치료해 온 간 전문의로서 이번 백신 일정 변경은 실수"라며 "B형 간염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생 직후 접종이 권고되기 전에는 매년 2만 명의 신생아가 B형 간염에 걸렸고, 지금은 20명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캐시디 의원은 "신생아에 대한 권고를 종료하면 사례 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며 "이는 미국을 더 병들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신과 비슷한 의견을 가진 인사들을 ACIP에 임명하면서 이뤄졌다. 이번 주에는 오랜 백신 회의론자인 커크 밀호안이 ACIP 위원장직에 임명됐다.
ACIP는 어린이 예방접종 일정에 포함된 백신 접종이 알레르기 등 자가면역 질환 증가의 원인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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