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반대매매 누적액 3000억..2년래 최대
2023년 7월엔 1.2조...하루 1000억 육박하기도
신용·미수 물량 급증...변동성 확대시 손실 우려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국내 증시가 지난 11월 널뛰기 장세를 보이면서 월간 반대매매(증권사의 주식 강제 처분) 누적액이 3000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월 기준으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지난 2023년에는 반대매매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이 다반사여서, 현재 위탁매매 미수금과 27조원에 육박한 신용거래융자 잔액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빚투'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테마주 쏠림 등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누적액은 2989억9200만원으로 집계됐다. 11월 하루 평균 반대매매는 150억원 수준으로 지난 9월(일 평균 66억)과 10월(일 평균 75억원) 대비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11월 7일(380억원)과 18일(332억원), 25일(373억원)은 하루 반매매매 금액이 300억원을 넘었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4%에 육박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이 일정 주가 이하로 하락하거나 미수거래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다. 급락 장세에서는 강제 매도 가격이 전날 종가보다 15~20% 낮게 책정되는 경우도 흔해,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
반대매매가 급증한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3년이다. 5월에서 9월까지 다섯 달 사이 반대매매 규모만 5조원을 넘어섰다. 5월 9791억원(일 평균 490억원), 6월 9810억원(일 평균 467억원), 7월 1조1965억원(일 평균 570억원), 8월 1조1301억원(일 평균 513억원), 9월 9684억원(일 평균 510억원)으로 월 반대매매가 1조원을 육박하거나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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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SG증권 주가 폭락 사태로 인해 2023년 5월부터 투자자들의 대량 미수 결제 실패와 강제 반대매매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며 "평소 100억~200억원 수준이던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특히 7월에는 이차전지주 쏠림 현상 속에 신용·미수 물량이 한 구간에 몰려 있어, 한 번 하락이 시작되자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월간 누적 규모가 1조원을 넘는 극단적인 수치로 확대됐다. 신용·미수 비중이 높은 종목이 하락할 때 담보 부족→반대매매→추가 하락→추가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 셈이다.
7월 당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20조원 수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7000억원대까지 불어나 연초 2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확대된 상태였다. 당시 하루 반매매매는 1000억원에 육박해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20%를 넘기도 했다.
지난 11월 국내증시도 글로벌 AI(인공지능) 거품론과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하루 100포인트 이상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2023년 당시보다 반대매매 금액은 낮은 수준이지만 일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평균 1조원을 넘어섰다. 또한 증권사에서 단기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 융자액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조원대 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6월23일에 20조원을 돌파한 신용거래융자는 7월10일에 21조원, 8월11일에 22조원, 9월19일에 2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0월 29일에는 25조원, 11월7일 26조원을 넘으며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레버리지 비중이 높고 AI 등 특정 테마에 쏠림이 심한 상황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일괄 강제매도가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투자에 과잉 우려가 부각되고 고환율이 12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변동성 장세에서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빚투'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한도와 담보비율, 특정 업종·종목 비중을 선제적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