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대니얼 드리스콜 미 육군장관이 2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해 우크라이나 군 정보수장과 러시아 측 대표단을 잇따라 만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을 이어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와 협상 과정을 잘 아는 소식통 두 명에 따르면 드리스콜 장관과 러시아 측은 이날 밤부터 회담을 시작했으며, 논의는 다음 날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러시아 대표단의 구체적 구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드리스콜 장관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과도 별도로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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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대니얼 드리스콜 미국 육군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부다노우 국장은 전쟁 기간 러시아 본토 내 비밀 작전과 장거리 드론 공격 등을 지휘해온 인물로, 러시아와의 제한적 소통 채널을 유지해온 핵심 인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2일 그를 미국·러시아와 협상할 공식 대표단 9명 중 한 명으로 임명했다.
이번 아부다비 회동은 전날(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미국 간 고위급 협상의 연장선이다. 드리스콜 장관은 제네바 일정에도 직접 참여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드리스콜 장관은 지난 며칠간 이 평화 프로세스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며 "제네바에서 조율한 내용을 러시아 측과도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각자 역할을 나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부다비에서 세 당사자가 한자리에 모였는지, 아니면 개별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드리스콜 장관은 키이우와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28개 항 평화안'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후 장시간 협상 끝에 양측은 우크라이나 측에 더 유리한 '19개 항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세르기 키슬리차 우크라이나 외무부 제1차관이 밝혔다.
다만 영토 문제, 나토·러시아·미국 간 관계 설정 등 핵심 쟁점은 정상 간 최종 조율이 필요한 상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면 회동 계획은 없다"며 "제네바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매우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같은 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퍼부으며 전황을 더욱 긴박하게 만들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특히 수도 키이우를 집중 타격해 강한 폭발음이 잇따랐으며, 일부 아파트와 상점가가 크게 파손됐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여러 지역에서 정전과 단수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복합 공격'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평화협상 진전을 강조하고 있으나, 전선에서는 여전히 격렬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관리들이 우크라이나 측에 유리한 '19개 항 합의안'은 "수용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고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