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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모의 외교포커스] '북·미 대화' 판은 깔리는데...공유된 대북전략 없는 한·미

기사입력 : 2025년10월28일 06:09

최종수정 : 2025년10월28일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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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하노이 노딜' 이후 절치부심 6년...핵무장 성공
대화 절박하지 않은 北, 핵보유국 지위 인정 요구
트럼프, '페이스메이커'와 같은 코스 달릴지 의문
북·미 대화 전에 한·미 대북정책 조율 선행되어야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를 희망한다는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9년 6월에 그랬던 것처럼 판문점에서 두 사람이 깜짝 회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 트럼프 방한 계기에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판은 이미 깔려 있다. 김정은 역시 트럼프와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언제 어떤 계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도 놀랄 일은 아니다.

두 사람은 2018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을 계기로 갑자기 전개된 대화 국면에서 3차례 대면한 바 있다. 이번에 깔린 '대화의 판'은 그때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무엇보다 북한의 입지가 달라졌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김정은은 2017년 11월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화성-15형' 발사 성공 직후 대화 국면으로 전환을 모색했다. 달라진 핵 위상을 무기로 미국과 협상에 나선 것이다. 다만, 화성-15형 발사 이후 한 달 만에 급히 대화 제의를 하게 된 것은 2015년부터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해진 제재의 고통을 더 참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당시 미국도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북한의 장거리 타격 능력을 그대로 두면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재가 북한의 체제 유지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사정거리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양쪽 모두 대화 의지가 생겼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다시 문을 닫아 걸고 핵무력 고도화에 매진했던 북한은 지금 미국과 다시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핵능력을 협상의 밑천으로 삼는 담판 시도라는 점에서 트럼프 1기 때와 같은 패턴이지만,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 북한의 핵능력을 2017년과 비교할 수는 없다. 핵무장에 성공한 만큼 북한의 요구도 높아졌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달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북·미 대화의 조건으로 '미국의 비핵화 포기'를 제시했다.

달라진 것은 또 있다. 북한은 지금 제재의 고통도 국제적 고립도 없다. 러시아와 군사동맹 관계를 복원하고 군사·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관계도 원상 회복했다. 유엔 대북제재는 무력화됐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사회주의 국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처럼 제재를 풀기 위해 서둘러 대화해야 한다는 절박함은 찾아볼 수 없다. 북한은 완전히 유리한 조건이 아니면 지금 미국과 대화할 이유가 없다.

트럼프가 이런 북한을 상대할 전략을 갖고 대화를 거론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1기 북·미 대화에서도 그런 것은 없었다.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기 위해 김정은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이번에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김정은과 악수하는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 24일 아시아 순방에 오르면서 북한을 상대할 전략이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다. 나는 그냥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를 적극 지지하고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금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트럼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쉽지 않은 상태인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자신이 북·미 대화를 위한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의도대로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고 이를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이루려면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기 전에 한·미 간에 완벽한 사전 조율이 있어야 한다. 한·미는 아직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한 적이 없다. 정부가 한반도 구상으로 제시한 END 이니셔티브, 3단계 비핵화론 등이 미국과 공유된 정책 방향인지도 알 수 없다.

6년을 절치부심한 뒤 치밀한 '게임 플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김정은과 별다른 전략 없이 만나는 것이 목적인 트럼프가 대화를 시작하는게 과연 환영하고 지원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페이스메이커가 역할을 하려면 뒤에 따라오는 주자가 같은 코스를 달려야 한다. 트럼프가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가지 않고 제멋대로 경로를 이탈한다면 한국은 망한다. 지금 이재명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북·미 대화가 조속히 성사되기를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대북 정책을 면밀히 조율하고 전략을 공유함으로써 북·미 대화의 방향이 한국이 가려는 길과 일치하도록 준비하는 일이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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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1년 만에 블루 웨이브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기가 죽었던 미국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진행된 지역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뉴욕시장과 뉴저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예상보다 높은 표 차로 이기면서 이들은 정치적 반격 모멘텀이 내년 중간선거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5일 오전 AP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개표가 91% 진행된 가운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은 50.4%의 과반 득표를 기록 중이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스윙 스테이트(경합주)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던 뉴저지에서는 미키 셰릴 후보가 예상보다 큰 차이로 주지사에 당선됐다. 셰릴 당선인도 91%의 개표 상황에서 56.2%의 득표율로 공화당의 잭 시타렐리 후보를 두 자릿수 앞서고 있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애비게일 스팬버거 당선인이 57.2%를 기록 중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번 선거의 핵심으로 여겨진 '발의안 50'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텍사스주의 게리맨더링(특정 정파에 유리한 자의적 선거구 조정)에 맞서 민주당이 공화당의 5개 의석을 가져갈 수 있게 선거구를 조정하는 내용이 담긴 이 안에는 75%의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63.8%의 유권자가 찬성했다.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 등 주요 현지 매체들은 전날 선거 결과를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평가했다. 여성 후보 지원 진보 단체인 에밀리스 리스트의 전 대표이자 민주당 전략가인 스테파니 슈리옥은 "2024년과 2016년처럼 잔혹한 패배를 겪은 후에는 여론조사나 '역사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한다'는 직감조차 믿기 어려워진다"며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모든 것이 내부 여론조사와 현장에서 활동하는 조직들, '노 킹스(No Kings)', 인디비저블(Indivisible) 운동, 그 에너지가 모두 거기에 있었다"고 말했다. 미키 셰릴 미국 뉴저지 주지사 당선인.[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11.06 mj72284@newspim.com ◆ 트럼프 지지했던 중도층·라틴계 1년 만에 변심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중도층과 라틴계의 민심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뉴저지에서 셰릴 당선인이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라틴계 집중 지역을 뒤집었다는 사실은 이들 민심의 이동을 보여주는 한 예다. 셰릴 당선인은 뉴저지에서 라틴계 인구 비중이 가장 큰 패세익 카운티에서 시타렐리 후보를 무려 15%포인트(%p) 차로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 지역에서 3%p 차로 승리했다. NPR에 따르면 뉴저지에서 라틴계 인구가 최소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10곳의 카운티에서 셰릴 당선인은 모두 승리를 거머쥐었으며 민주당의 우위를 더 확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 3개 카운티까지 뒤집었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 공화당으로 기울어졌던 교외 및 외곽 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지지가 나타났다. 러던 카운티에서 스팬버거 당선인은 62.5%의 득표율을 기록해 공화당 후보인 윈섬 얼 시어스 후보의 37.1%를 크게 앞섰다. 이는 1년 전 대선에서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16.18%p 차로 앞선 것보다 훨씬 더 큰 득표 차다. 워싱턴 D.C. 외곽의 부유한 지역인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에서 스팬버거 당선인은 34%p 차이로 얼시어스 후보를 눌렀는데 이는 1년 전 해리스 후보의 18%p 마진을 2배 가까이 확대한 결과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11.06 mj72284@newspim.com ◆ 민주, 내년 중간선거까지 모멘텀 기대…정체성 정의·통합은 과제 연방 선거가 빠진 오프이어(off year)였던 올해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둔 민주당은 내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반 투표로 여겨질 중간선거까지 이 같은 모멘텀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치 분석 및 전략가들은 민주당이 당의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각기 다른 시각을 통합하는데 성공하는 것이 이 같은 모멘텀 유지에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NYT는 이번 성공이 가져온 활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여전히 일관된 정치적 정체성이나 경합주와 민주당 주 모두에서 승리할 수 있는 명확한 선거 전략을 하나로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전날 선거 결과가 민주당이 2026년 어려운 상·하원 중간선거와 2027~2028년의 치열한 대선 예비경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자신을 민주 사회주의자라고 말하는 맘다니의 압도적인 승리는 민주당의 주변부로 여겨졌던 사회주의가 당의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반면 셰릴과 스팬버거의 주지사 당선은 온건 성향 주지사들의 노선을 따르는 중도 성향의 정당으로서 민주당이 더 경쟁력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유력 민주당 지도자들은 새로운 맘다니 세력과 중도좌파 기성세력을 모두 포용하는 '빅 텐트' 정치가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티브 이스라엘(민주·뉴욕) 전 하원의원은 "중간선거는 언제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와 같다"며 "애비게일 스팬버거와 미키 셰릴은 조란 맘다니에 대한 이미지 반박용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와 상식적인 대비를 이루는 인물들이기 때문에하원과 상원 후보들을 위한 대표적인 지원 연설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렉산드라 오카시오 코르테즈 하원의원은 "우리 당이 하나의 얼굴만 가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의 팀으로 함께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임무는 어디에서든 가능한 한 노동계급을 위해 가장 강력하게 싸울 사람들을 보내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버지니아에서는 주지사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애비게일 스팬버거일 것이고 뉴욕시에서는 주저 없이 조란 맘다니일 것"이라고 말했다.  mj72284@newspim.com 2025-11-06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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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反트럼프' 전선 선봉장 자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진보 돌풍'을 일으키며 사상 첫 무슬림 뉴욕 시장으로 당선된 조란 맘다니(34)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맞설 미국 내 '반(反) 트럼프' 전선의 선봉장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맘다니는 5일(현지시간) 당선 후 첫 방송 인터뷰에서도 "트럼프의 협박은 불가피하지만 굴복하지 않겠다"며 연방 정부의 재정 압박과 정치 공세에 맞서겠다는 뜻을 거듭 천명했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2025.11.06 kckim100@newspim.com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시를 위협한다면 법정에서 맞서겠다"며 "뉴욕은 협박에 굴복하는 도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맘다니는 전날 선거 승리 집회 연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위협에 정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뉴욕은 당신(트럼프)의 위협에 무릎 꿇지 않는다. 우리는 법정에서도, 거리에서도, 시청에서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맘다니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네 단어'로 답하겠다면서 "소리를 높여라.(Turn The Volume Up) 당신이 우리의 목소리를 낮추려 할수록, 뉴욕은 더 크게 말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하면서 그의 당선을 저지하기 적극 나섰다.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맘다니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날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욕은 무책임한 급진 좌파의 도시가 됐다"며 "법으로 정해진 최소한 외에는 연방 기금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맘다니는 오히려 자신을 당선시킨 뉴욕을 중심으로 반 트럼프 연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오늘 우리는 단순히 시장을 뽑은 것이 아니다. 트럼프 시대를 향한 첫 번째 대답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뉴욕이 반 트럼프 연대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주당에서도 맘다니와 함께 그를 적극 후원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 의원으로 대표되는 진보·좌파 정치 세력이 전면에 나서면서 한층 선명한 '반 트럼프 투쟁'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진보 정치 세력은 지난달 18일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집권 행태를 비판하며 300여 개의 시민 사회 단체와 수백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던 '노 킹스(No Kings)' 시위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맘다니의 당선은 2026년 중간 선거와 2028년 대선 및 민주당 재편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 관측이 지배적이다.   kckim100@newspim.com 2025-11-06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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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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