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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선전포고라도..." 외국인 혐오 선동하는 국회, 지지층 결집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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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어"
"보수 정당은 '중국 때리기'로 위기 돌파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 범죄 피해가 급증한 가운데 정치권에서 외국인 혐오를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략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에서 지난해 220건, 올해는 지난 8월까지 33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캄보디아 사태와 관련해 국회의원들은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국민을 건드리는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다는 정도의 강한 의지를 보일 때 이런 범죄가 사라진다"며 "전쟁 선전포고라도 해야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국제 범죄집단은 사실상 국제 마피아 혹은 산적에 유사한 테러집단"이라며 "국제기구를 비롯해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서 소탕을 위한 합동작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2025.06.27 mironj19@newspim.com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가운데,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의해 고문당해 숨진 사건의 주범이 중국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반중(反中) 정서를 부추기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감금·폭행·사망 사건은 중국계 범죄조직이 주도하는 국제적 인신매매·강제노동 네트워크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인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며 "중국인 전면 무비자도 철회하라. 중국의 납치·살해범이 관광객을 가장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자신 있나"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국민의힘은 중국인들이 의료·선거·부동산 거래에서 과도한 특혜를 받고 있다며 이른바 '중국인 3대 쇼핑 방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지지층을 겨냥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땅을 밟는 외국인과 중국인이 제도의 빈틈을 파고들어 혈세를 먹튀(먹고 도망간다)하는 사례가 멈추지 않고 있다"며 "바로잡아야 할 국민 역차별"이라고 설명했다.

반일(反日) 정서를 자극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여당 성향의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사무라이 복장의 인물에 조희대 대법원장의 얼굴을 합성하고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쓴 팻말을 들어 올리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본질을 호도하고 외국인 혐오를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략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캄보디아에서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 중국인에 대한 반감을 이용해 정치인들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심지어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도 하던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국제 범죄조직과 자발적으로 출국한 이들 등 여러 가지가 얽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헛소리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외국인 혐오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자국민 중심주의가 정치적 이해관계로 연결되면서 정치인들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수단으로 혐오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특히 보수 정당은 중국을 때리면 때릴수록 위기에서 돌파한다"며 "지금 국민의힘은 내세울 것이 없지 않느냐. 이런 상황에서 극우 세력을 결집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중국 때리기'인 것이다. 부정선거 의혹도 그렇고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을 살해한 사건도 그렇고 이런 상황들이 맞아 떨어지니까 반중 정서를 자극해 선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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