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상승에 비례율 '반토막'…조합원 분노 폭발
'두 배 뻥튀기' 증액 의혹…"집행부 책임론 대두"
조합원 28% 입주 포기…차기 집행부, 공사비 재협상 전망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한화 건설부문(이하 한화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해 관심을 모았던 충주 ′용산주공′ 재건축 사업이 조합 집행부 해임 사태를 빚으며 삐걱대고 있다. 공사비 증액으로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지자 조합원들이 입주권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화건설과의 공사비 재협상도 난항이 예고돼, 전반적인 사업 절차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공사비 상승에 비례율 '반토막'…조합원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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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포레나 충주호암 아파트 공사 현장 [캡처=네이버맵] |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충주 용산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8일 총회를 열어 집행부 전원 해임안을 가결시켰다. 충주 용산주공 재건축은 충북 충주시 호암동에 1981년에 지어진 노후 단지를 총 847가구 규모의 '한화 포레나 충주 호암' 아파트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이런 배경에는 공사비 증액으로 치솟은 추가 분담금이 자리한다. 시공사 선정 이후 원재가 가격이 크게 오르며 공사비가 대폭 증액된 것이다. 2021년 건설중간재 물가지수는 연간 27.3% 상승했으며 그해 6월 톤당 7만5000원이었던 시멘트 가격은 2023년 7월 12만원 수준까지 인상이 추진되며 불과 2년 만에 60% 급등했다.
잇단 증액으로 최초 계약 당시 1764억원 수준이었던 공사비는 2338억원으로 약 573억원(32.5%) 증가했다. 결국 사업성을 나타내는 추정 비례율이 121%에서 61%로 급락하면서, 조합원이 내야 하는 추가 분담금이 1인당 수천만원으로 늘어난 것이 공식 확인됐다.
이에 불만을 품은 조합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꾸려 해명을 요구했지만, 집행부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갈등이 심화했다는 것이 비대위 측 주장이다.
◆ '두 배 뻥튀기' 증액 의혹…"집행부 책임론 대두"
갈등의 핵심 원인으로는 2022년 11월 진행된 첫 공사비 증액 협상이 꼽힌다. 비대위에 따르면 당시 한화가 최초 제시했던 증액 요청액은 134억원이었으나, 불과 4개월 만에 그 두 배가 넘는 290억원에 최종 합의했다.
비대위는 조합 집행부가 이 과정에서 협상 기록, 산정 근거 등 어떤 문서도 조합원에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집행부에)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알려달라고 해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금액 조정 내역서'를 받지 않고 합의를 진행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해임된 조합 측은 조합이 직접 분양을 관리하며 평당 분양가를 167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지 않았다면 비례율이 50%대까지 떨어졌을 것이라고 맞선 것으로 전해진다.
◆ 조합원 28% 입주 포기…차기 집행부, 공사비 재협상 가닥
하지만 늘어난 공사비를 만회하기 위해 설정된 분양가가 시장의 수용 범위를 넘어서면서 문제가 속출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최대 6억원에 육박해 주변 신축 아파트보다 1억원 이상 비쌌다. 결국 추가 분담금 부담을 느낀 조합원 518명 중 28%가 넘는 148명이 입주를 포기하면서, 이들의 물량이 일반 분양으로 풀리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비대위는 이 같은 문제들을 짚으며 미분양 대책비 등 1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요구했다. 또한 한화가 맡기로 했던 홍보 업무를 PM 업체에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비에서 해당 비용이 감액되지 않은 점도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비대위를 주축으로 한 조합원들은 조합 집행부와 공방을 이어갔고, 지난 총회를 통해 집행부를 교체하기에 이르렀다. 새롭게 선출될 집행부는 한화와의 공사비 계약 재검토를 통해 비례율을 다시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신임 집행부는 잘못된 계약을 바로잡아 비례율을 올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화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지속적인 공사비 급등으로 절차에 따라 조합 이사회 및 대의원회, 총회를 통해 의결받은 사항"이라고 말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