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강세, 제도 개선 등 복합 작용한 결과…어닝 여력 남아 있다"
종목별 접근 필요…"주도주와 주주환원 기업 균형 있게 가져가야"
뉴스핌 월간 안다 2025년 8월호에 실려 기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코스피 4000포인트. 시기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고 봅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주식투자운용본부장은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증시 강세는 주도 업종의 이익 모멘텀과 제도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기 변동성에 연연하지 않고 주도주와 주주환원 기업을 균형 있게 포트폴리오에 담는 전략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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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주식투자운용본부장. 2025.07.09 mironj19@newspim.com |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본부장은 2003년 대한생명보험 증권시장사업부에서 경력을 시작한 뒤, 신영자산운용과 케이원투자자문을 거쳐 2014년 신한자산운용에 합류했다. 2020년에는 삼성전자 단일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신한삼성전자알파펀드'로 대한민국 증권대상 '올해의 펀드매니저'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증시 강세를 달러 약세, 주도 업종의 이익 모멘텀, 수출 관련 업종 확장, 제도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모멘텀이 많았다. 기업들의 모멘텀도 여전히 남아 있다"며 "업사이드(Upside)는 옛날보다 떨어져도 추가적 어닝(Earning) 여력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의 주도주만 있으면 박스권밖에 못 간다. 그런데 지금은 모멘텀이 상호 작용하면서 자금이 시장에 남아 있다. 코스피 4000포인트. 시기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고 본다.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넘은 상황에서 중국 밸류에이션만 받아도 3900포인트다."
최근 코스피는 연고점을 경신하며 전체 PBR 1배를 넘어섰다. 지난 10년간 0.8~1.2배 박스권에 머물던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다만 여전히 중국(PBR 1.3배), 일본(PBR 1.4배), 대만(PBR 2.3배) 대비 저평가된 만큼 리레이팅이 이뤄질 경우 코스피 4000도 현실적 수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7월 3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도 분명한 게임 체인저다. 정 본부장은 "정부가 바뀌고 한 달도 안 돼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다. 빠른 속도가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며 "집중투표제 등 갈 길이 남아 있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만한 모멘텀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판단 아래 신한자산운용은 투자 전략의 폭을 실적 중심에서 주주환원 병행으로 넓혔다. 정 본부장은 "예전에는 실적 좋은 기업에 투자했다면, 지금은 주주환원 기업도 같이 투자해야 한다"며 "저희는 연초부터 시장 변화에 맞춰서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대표 펀드로는 ▲신한글로벌탄소중립솔루션펀드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 ▲신한중소형주알파펀드 ▲신한스노우볼인컴펀드 등을 꼽았다.
탄소 중립 모멘텀을 반영한 '신한글로벌탄소중립솔루션펀드'는 신재생뿐 아니라 반도체, 원전, 전력 등으로 투자 범위를 넓힌 글로벌 펀드다. 정 본부장은 "탄소 중립 관련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고, 관련 기업의 확장성도 크다"며 "글로벌 주식형 펀드 중 1위"라고 소개했다.
국내 액티브 ETF인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는 기존 ETF가 패시브 전략을 취하는 것과 달리 액티브 전략을 취하며 30% 정도 리밸런싱을 통한 알파를 추구한다. 테크 대장주 외에도 전력 인프라, 바이오, 원전까지 테크 범주에 포함해 차별화된 수익률을 내고 있다.
중소형주 펀드인 '신한중소형주알파펀드'는 시장 주도 패러다임을 10가지로 나눠 업종별로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 투자에 대형주 편입을 병행해 안정성을 높였으며, 박스권 지수에서도 기준가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 특징이다.
혼합형 상품인 '신한스노우볼인컴펀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PBR이 저평가된 종목을 선별해 장기 복리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을 취한다.
정 본부장은 개인투자자에게도 주도주와 주주환원 기업을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투자하는 종목이 다르지 않다"며 "이익 모멘텀이 있는 주도주에 투자하면서 주주환원 관련 기업도 밸런스 있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산 배분 관점에서 한국 주식은 일정 비율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섹터에 대해서는 "다양한 업종과 종목이 리레이팅되고 있어 특정 섹터로 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바이오, 조선, 방산, 원전 등 기존 주도 업종의 성장성은 유효하지만, 업종 전체보다는 종목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수출주 관련 업종 중에서는 화장품 산업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성향 확대를 추진하는 기업도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으로 꼽았다. "배당은 한 번에 올릴 수 없고, 기업이 자사주를 한 번에 소각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트렌드가 이제 시작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정 본부장은 그간 시장에서 소외됐던 지주회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주회사는 중복 상장이나 대주주 지분율 확대를 위한 도구라는 인식이 많았는데 이런 부분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면 밸류에이션이 프리미엄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