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셧다운 발생 시 고용지표 발표 지연 가능성
금, 2011년 8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 기록
OPEC+ 증산 가속 검토·미 원유 생산 사상 최고치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관련 우려와 부진한 고용지표에 힘입어 30일(현지시간) 금값은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렀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추가 증산 움직임 여파가 계속된 영향에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0.5% 상승한 3,873.2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중 한때 3,833.3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한국시간 기준 1일 오전 2시 50분 기준 온스당 3,843.43달러로 0.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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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자정(한국시간 기준 1일 오후 1시) 예산 마감 시한을 앞두고 셧다운 가능성이 고조됐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대립했다.
TD 증권의 바르트 멜렉은 "셧다운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완화를 촉발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금 가격에는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 부분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통계청이 자료 발표를 중단하게 되며, 금요일로 예정된 월간 고용보고서 역시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8월 구인 건수는 소폭 증가했으나 고용은 감소해,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였다. 이는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혔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97%로 반영하고 있다. 수익을 내지 않는 금은 불확실성과 저금리 환경에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독립 금속 트레이더 타이 웡은 "금은 또다시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며, 실망스러운 미국 JOLTs(구인·이직 보고서) 지표 발표 이후에도 손쉽게 낙폭을 만회했다"면서 "이는 한 달 뒤 있을 추가 금리 인하를 막을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박한 셧다운 우려는 불확실성을 키우며 '금 매수'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은 9월 들어 현재까지 11.5% 상승했으며, 2011년 8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16.4% 상승했다.
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가 부각되며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만기를 맞은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95센트(1.4%) 내린 67.02달러에 마감했다. 더 활발히 거래되는 12월물은 66.03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배럴당 1.08달러(1.7%) 하락한 62.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 대표 앤드루 리포는 "OPEC+의 추가 증산 결정 가능성과 쿠르디스탄 원유 수출 재개로 인해 공급 증가가 예상되면서 유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석유부는 지난 토요일 북부 쿠르디스탄 자치지역에서 터키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출이 2년 반 만에 재개됐다고 밝혔다. 이는 임시 합의가 교착 상태를 풀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세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오는 일요일 열리는 회의에서 OPEC+는 10월에 하루 13만7,000배럴 증산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11월 증산을 확대할 수 있으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 점유율 회복을 추진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중 두 명의 소식통은 OPEC+ 8개 회원국이 11월에 하루 27만4,000~41만1,000배럴 증산을 합의할 수 있으며, 이는 10월 증산 규모의 2~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OPEC+는 전 세계 원유의 절반가량을 생산한다.
세 번째 소식통은 증산 규모가 하루 50만 배럴까지 이를 수 있다고 전했는데, 앞서 블룸버그도 OPEC+가 하루 50만 배럴 증산 가속화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OPEC은 X(구 트위터)를 통해 "50만 배럴 증산 계획"에 대한 언론 보도를 부인하며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미국 원유 생산은 7월 하루 1,364만 배럴로 증가해, 6월 기록을 10만9,000배럴 웃돌며 또다시 월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ANZ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도 수요 우려를 키우면서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