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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를 불에 그슬려 마법같은 회화 만드는 김민정,서울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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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불서 작업하는 김민정 작가 갤러리현대서 개인전
신작 Zip연작과 아트바젤에 출품한 대형 회화 등 공개
'One after the Othher' 타이틀로 10월19일까지 전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작은 한지들을 불에 그슬리고 태운 뒤 그 조각을 쌓고 겹쳐올리며 오묘한 작품을 만드는 김민정이 서울 삼청동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김민정 'Clouds', 2024, 한지에 혼합매체, 39.5×48cm [사진=갤러리현대] 2025.09.25 art29@newspim.com

프랑스 남부 도시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 중인 김민정이 갤러리현대에서 'One after the Other'라는 타이틀로 작품전을 연다. 오는 10월 19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김민정이 이번에 최초로 공개하는 신작 'Zip' 연작과 스위스의 아트바젤 바젤 언리미티드 섹터에 선보인 대형 작업 'Traces'가 출품됐다.

김민정은 동아시아의 서예와 수묵화 전통, 그리고 동양 철학을 탐구하며 현대 추상작업을 전개한다. 작가만의 고유한 한지 추상작업을 30여 년간 지속하며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지난 2017년 '종이, 먹, 그을음: 그 후', 2021년 'Timeless(타임리스)' 이후 세 번째로 갤러리현대와 손잡고 여는 개인전이다. 또한 지난 2024년 프랑스 남부 생폴 드 방스에 위치한 권위있는 현대미술 재단인 매그파운데이션에서 개인전 'Mountain'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국내서 개최하는 첫 개인전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민정 'Zip', 2025, 한지에 혼합매체, 69×100cm [사진=갤러리현대] 2025.09.25 art29@newspim.com

특히 이번 전시에는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Zip' 연작 6점이 나와 작가의 또다른 변화를 보여준다. 김민정은 불에 태워진 한지를 지그재그로 쌓아 올리며 두 개별적인 요소를 결합해 보다 색채감이 강조된 신작을 시도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요소가 결합해 하나가 되는 과정을 의미하는 'Zip'시리즈는 불태우기, 반복되는 중첩, 그리고 종이라는 재료적 특성을 통해 이중성과 통일성, 변형에 대한 끈질긴 탐구를 보여준다.

작가는 은은한 색감으로 염색한 띠 모양 한지의 가장자리를 불로 태우고, 그 조각들을 층층이 겹쳐 지그재그 패턴으로 엮었다. 이러한 지그재그 패턴은 일종의 리듬감 있는 연속성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이음새이자 꿰매어진 균열을 떠올리게 한다. 각각의 조각은 고유한 존재이지만, 서로 연결될 때 비로소 전체적인 의미를 완성한다.

'Zip'은 분리와 연결을 동시에 환기하는 제목이다. 불태우는 행위는 파괴를 암시하지만, 조각들을 겹치고 정렬하는 과정은 치유를 의미한다. 두 조각을 하나로 모으는 이같은 행위는 '균열'을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회복'을 위한 상징적 제스처가 된다. 작가에게 한지는 색색의 물감이자 회화의 대상 그 자체이며, 명상과 수행을 위한 무대가 되기도 한다. 

김민정은 'Zip' 연작에 대해 "이 작품은 서로 다른 두 요소가 맞닿아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지그재그 형태 속에서 이중성은 마침내 하나로 수렴되고, 그 과정 자체가 깊은 울림을 남긴다. 불에 그을린 종이를 한장 한장 이어 붙이면, 상처를 감싸는 치유와 조화의 숨결이 피어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김민정의 출품작 세부. 한국의 전통한지를 불에 그을리거나 태운 뒤 그 조각들을 켜켜이 쌓아올린 작업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9.25 art29@newspim.com

한편 전시 타이틀 'One after the Othher'는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 생성되는 연결성과 통일성,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된 이중성과 명상적 흐름에 대한 작가의 철학적 성찰을 내포하는 제목이다. 고요하고 느릿느릿 하지만 점진적으로 축적되며, 삶이 마치 '하나' 다음에 또 '하나'의 순간들로 구성되듯 결국 '연결'이라는 주제를 드러내는 타이틀이다. 작가는 연결을 통해 단절과 연속, 파괴와 생성, 개별과 전체라는 상반된 개념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지점을 탐구한다.

지하 1층에는 작가의 대표 연작 'Mountain'이 나왔다. 'Mountain'은 바다의 파도소리를 화폭에 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에서 출발한 연작이다. 파도가 절벽에 힘차게 부딪히면서 쌓여가는 소리가 겹겹이 얹히는 먹의 레이어로 표현되고, 이 과정에서 작가는 자연스럽게 고향 광주의 산을 스르르 대입한다. 그 산은 작가 내면에 자리한 '산의 이미지'이다.

하지만 김민정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게 아니라,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자리잡은 '산의 본질'에 가까운 이미지를 한 폭의 시처럼 맑고 광활하게 구현한다. 나아가 산과 바다가 종국에는 '대지'라는 만물의 공통적이고 본질적인 토대에서 시작됐음을 상기해볼 때, 바다를 표현한 것이 산으로 완성되었다는 것은 작가 작업세계의 주요한 '명상, 순환, 통일성'과도 자연스레 연결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민정 작가가 지난해 스위스 아트바젤 바젤의 언리미티드 섹터에 출품해 호평받은 가로 8m의 대형 작품 'Traces'가 서울 삼청동 갤러리현대 개인전에서 공개됐다. [사진=갤러리현대] 2025.09.25 art29@newspim.com

갤러리현대 지하 전시장에는 지난해 아트바젤 바젤 언리미티드 섹터에 출품돼 호평을 받았던 대형 작품 'Traces'가 자리를 잡았다.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이 작품은 가로 8m에 달하는 대작이다. 'Mountain'을 중심으로 양측 벽에는 'Mountain'을 얇게 자른 뒤 가장자리를 불로 태우고 이를 섬세하게 배열한 'Timeless' 2점이 나란히 설치됐다. 시간을 초월한 이 작품은 존재, 바닷물결의 소리를 형상화한 작업이다. 작가는 두 연작의 물질적, 형식적 연계를 통해 하나의 흐름을 이루며, 반복적인 작업을 거쳐 추상적 지평선을 구축하고 있다. 

2층 전시장에서는 '연결'과 '공존'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작업들이 나왔다. 김민정의 작업세계를 더욱 깊이있게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들로, 투명하고 중첩된 한지 조각들이 독립된 개체이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로서 형태로 드러내는 'Encounter', 작고 연약한 존재의 한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가느다란 잉크 선으로 연결하거나 뻗어나가게 한 'Predestination'을 만나볼 수 있다. 또 먹과 수채물감이 서로 밀어내는 효과를 이용해 마치 어두운 밤하늘에 터지는 찬란한 순간을 연상시키는 'Firework'도 내걸렸다. 이렇듯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는 존재 간의 연결과 시공간 속 찰나의 의미를 사유하도록 하고 있다.

작가의 주요 연작과 신작 등 총 20여 점이 나온 전시를 통해 관객은 태우기, 반복이라는 명상적 행위와 종이라는 재료적 특성을 통해 그동안 작가가 탐구해온 물질성, 반복성, 그리고 우연성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차분히 음미해볼 수 있다. 전시는 10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서울=뉴스핌] 작가 김민정이 갤러리현대 2층 전시실에 내걸린 작품 앞에 섰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9.25 art29@newspim.com

◆김민정 작가는?=1962년 광주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당시 남성 중심이었던 한국 미술계에서 여성작가의 한계를 체감한 그는 1991년 밀라노 브레라국립미술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밀라노에서 수학하며 작가는 한지에 안료가 스며드는 예측불가능한 효과에 매료돼 수묵과 채색추상화로 작업방향을 틀었다. 이후 2000년대에는 한지를 자르고 태우는 명상적이면서도 실험적인 과정을 통해 동아시아 회화의 전통을 해체, 재해석하는 작업을 전개해 각광받고 있다.

김민정은 그간 갤러리현대(2025, 2021, 2017), 생폴 드 방스의 매그재단(2024), 파리 알민레쉬 화랑(2024), 멕시코시티 노던 하케갤러리(2024), 생모리츠의 로빌란트+보에나(2023), 함부르크의 갤러리코메티(2021), 뉴욕 힐아트파운데이션(2020), 런던 화이트큐브(2018), 광주 광주시립미술관(2018) 등 유수의 기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타이베이비엔날레(2025), 광주비엔날레(2023) 등에도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토리노의 폰다치오네 팔라초 브리케라시오, 런던 테이트모던, 런던 대영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유수의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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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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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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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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