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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문동주·윤산흠, PS 한화 불펜 '히든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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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 20일 kt와의 경기에서 시속 161.4km의 강속구로 3이닝 무실점
윤산흠, 18일 KIA와의 경기서 깜짝 선발 투수로 나서 3이닝 완벽투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정규시즌 2위를 조기에 확정 짓고 이제 LG를 뛰어넘는 1위를 노리고 있는 한화가 포스트시즌 전 뜻밖에 2명의 수위급 불펜 자원을 확보했다.

지난 20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원정경기에서 한화는 예상치 못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발투수 코디 폰세에 이어 등판한 이는 다름 아닌 4선발 문동주였다. 그는 불펜으로 나서 3이닝 동안 1안타 무4사구 4삼진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온 문동주가 불펜에서도 강력한 구위를 뽐내며 팬들과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서울=뉴스핌] 한화의 문동주가 지난 20일 kt와의 경기에서 불펜으로 등판해 시속 161.4km의 포심 패스트볼로 올 시즌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사진 = 한화] 2025.09.25 wcn05002@newspim.com

문동주는 입단 후 줄곧 선발로 활약했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지금까지 80경기 중 70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불펜 등판은 고작 10경기에 불과하다. 2023년에는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부진과 부상 여파 속에 7승 7패 평균자책점 5.17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22경기 선발 등판, 117.1이닝 소화, 11승 4패 평균자책점 3.68로 프로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불펜으로 나온 것은 일정상의 변동 때문이었다. 19일 수원 kt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뒤틀렸고, 실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코치가 불펜 투입을 결정했다..

짧은 이닝만을 소화하는 임무를 맡은 문동주는 시작부터 전력을 다해서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은 시속 150km 후반을 오갔으며, 시속 140km 중반의 포크볼과 시속 130km 초반의 커브를 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압권은 7회 강백호와의 맞대결이었다. 1볼-2스트라이크에서 몸쪽 깊게 꽂힌 시속 161.4km의 강속구는 KBO 공식 측정 장비 트랙맨 기준 올 시즌 최고 구속으로 기록됐다. 강백호는 그대로 얼어붙으며 삼진으로 돌아섰다.

[서울=뉴스핌] 한화 선발 문동주가 27일 고척 키움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타자를 상대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8.28 wcn05002@newspim.com

문동주의 엄청난 구속에 kt 이강철 감독과 강백호 역시 당황했다. 이 감독은 "폰세 다음에 나온 투수가 시속 160㎞ 공을 던지면서 끝내버리더라"라고 말했으며, 강백호는 "포크볼이 말이 안 되게 온다"라며 "내가 야구를 하면서 본 포크볼 중에서 가장 좋은 거 같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문동주의 구원 등판은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둔 일종의 시험이었다. 장기전인 리그와 달리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 투수 5명을 모두 가동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팀들은 선발진을 4명으로 꾸린다. 그러므로 포스트시즌에서 4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투수가 1차전에 구원 등판해 불펜 투구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시즌 4선발인 문동주 역시 포스트시즌 1차전에 코디 폰세를 돕는 불펜 투수로 나설 수 있다는 소리다.

문동주와 마찬가지로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불펜 투수가 있다. 그 이름은 윤산흠이다. 윤산흠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3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윤산흠의 커리어는 순탄치 않았다. 독립리그를 거쳐 2021년 한화에 입단했고, 독특한 투구폼 덕분에 '팀 린스컴'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22년 3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군 복무를 위해 마운드를 잠시 떠나야 했다.

[서울=뉴스핌] 한화의 윤산흠이 18일 광주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사진 = 한화] 2025.09.18 wcn05002@newspim.com

제대 후 올 시즌 다시 합류했지만 기회는 많지 않았다. 주로 추격조로 나와 시즌 9경기, 11.2이닝이 전부였다. 그러나 KIA전 호투 한 경기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윤산흠은 시작부터 KIA 타선을 압박했으며, 직구(22구), 슬라이더(10구), 커브(3구)를 적절히 활용하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특히 직구는 평균 구속 시속 148km, 최고 시속 150km를 기록해 힘과 제구 모두에서 기대 이상을 보여줬다.

윤산흠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주자 한화 김경문 감독도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윤산흠은 자기를 믿고 좋은 피칭을 해줬다. 어제 굉장히 기분 좋게 지켜봤다"라며, "이제 조금 있으면 포스트시즌 엔트리를 정해야 한다. 누구를 써야 할지 조금 고민되는 선수들이 몇 명 있다. 저 정도의 모습이라면 다른 선수들도 자극이 돼서 팀에도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제 너무 피칭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칭찬했다.

윤산흠이 호투를 펼친 비결은 무엇일까. 윤산흠은 "슬라이더를 장착한 게 제일 크다. 상무에서 박치왕 감독님이 알려주신 이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라며 "제구가 안정된 것도 좋다. 2군에 내려갔다가 지난달 다시 올라왔을 때, 양상문 코치님께서 높은 공이 많이 나오니 공을 오래 붙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조언해 주셨다.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한화의 윤산흠이 18일 광주 KIA와의 경기에서 야수들이 호수비를 선보이자 박수 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9.18 wcn05002@newspim.com

이어 "2군에선 이대진 감독님과 박정진, 정우람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밸런스를 잡는 데 큰 힘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패스트볼 구위는 자신 있다. 수치상으로도 수직 무브먼트가 나쁘지 않아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며 "주무기는 커브로 계속 가져가고, 슬라이더는 세 번째 구종으로 활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화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를 확정 지었고, 최소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미 확보했다. 이제 목표는 1999년 이후 한 번도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 과정에서 문동주와 윤산흠은 불펜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팀의 '히든카드'로 떠오를 수 있다. 불펜 과부하에 시달리는 경쟁 팀들과 달리, 한화가 가을야구에서 여유 있는 마운드 운용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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