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관세 부담 전가될 것"…물가 상승·고용 둔화 경고
"美 연준, 9월·12월 금리인하 예상…내년 인하 속도 늦어질 가능성"
"코스피 밴드 3020~3300 제시…세법 개정에 시장 기대치 낮아"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글로벌 교역량 둔화와 물가·고용 불확실성 탓에 하반기 글로벌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증권은 코스피 상단을 3300으로 제시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역시 더딜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팬데믹 이후 교역량 증가가 전 세계 경제를 견인해 왔는데 교역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2025.09.09 rkgml925@newspim.com |
황 센터장은 "미국 장기 금리의 하락 폭이 크지 않으면 주식 시장에 대한 기대 수익률과의 갭이 커지지 않기 때문에 기대만큼 주식 시장이 안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S&P500 지수의 예상 밴드를 6180~6700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6~8월 미 재무부 평균 관세 수입이 1분기 대비 3.2배 증가한 것을 언급하며 "아직 소비자 쪽에서 관세 부담을 느끼고 있지는 않지만, 점진적으로 소비자에게 관세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물가 상승 우려가 상존한다는 것"이라면서 "관세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고 이런 부분이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둔화도 언급했다. 황 센터장은 "얼마 전 8월 비농업 고용이 나왔는데 굉장히 둔화됐고 제조업은 4개월째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규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황 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용이 안 좋아지는 그림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와 고용을 방어하고자 금리 인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9월과 12월에 한 번씩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물가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고 고용도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두 번 내린 다음 추가로 더 내릴 것인지의 관점에서 본다면 보수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내년 금리 인하 속도가 생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물가 우려가 지속된다면 금리 인하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황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3020~3300으로 제시했다. 그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매입 소각 같은 세법 개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졌다"며 "그런 부분이 프리미엄 하락으로 이어지고 주가의 상단을 낮추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자금 흐름과 환율 전망과 관련해선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외국인 랠리가 있었지만 이제 기대 수익률이 낮아졌다"며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는 부분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가 계속 떨어지긴 하겠지만 완만하게 떨어질 것"이라며 "환율은 2025년 연평균 1398원 내외, 연말에는 1360원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