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평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목적
WSJ "수개월째 억제"....앞으로는 글쎄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 국방부가 수개월 전부터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내를 공격하는 것을 금지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방부는 고위급 내부 사전 승인 절차를 마련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사정거리 190마일의 장거리미사일 에이태큼스(Army Tactical Missile Systems·Atacms)를 이용한 러시아 목표물 공격을 5월부터 차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수 차례 에이태큼스 사용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러시아를 평화 협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 국방부 내에는 서열 3위인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보 주도로 우크라이나의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혹은 영국의 스톰쉐도우 미사일 등 유럽 동맹국이 제공한 무기의 사용 허용 여부를 검토하는 내부 절차가 마련돼 있다. 장거리 무기의 최종 승인은 피터 헤그세스 국방부장관이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부 승인 절차는 미국산 무기는 물론 스톰쉐도우 미사일처럼 미국이 제공하는 목표물 정보를 이용하는 장거리 무기에 적용된다.
지난 2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크라이나가 공격하지 못하면 러시아와 전쟁을 이길 수 없다"는 글을 적었다.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재개될 수 있다는 압박 메시지였다.
미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국방부의 사전 검토 절차를 없애거나 우크라이나의 (애이테큼스 등 동맹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 변화를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한 백악관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공세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의지는 매우 분명하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위상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헤그시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주 우크라이나에 3350발의 장거리 공격탄약 미사일 ERAM(Extended Range Attack Munisition) 판매를 승인했다. 이 미사일은 유럽 동맹국이 지원한 8억5000만달려 규모 무기 패키지의 일부로 6주 안에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예정이다.
사정거리 150~280 마일인 ERAM 사용 역시 국방부의 내부 사용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미국의 비축 무기를 녹색, 황색, 적색 3개 범주로 분류해놓고 있다.
녹색은 우크라이나에 즉각 제공할 수 있는 무기이다. 황색과 적색은 공급이 딸리는 무기들로 우크라이나에 제공 여부를 피터 헤그세스 장관이 최종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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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록히드마틴사 제조의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진=록히드마틴 홈페이지]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