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세계 최고의 팀과 맞붙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봤다."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1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모두 박지성처럼 뛰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결과는 3-7 완패였지만, 이날의 경험은 선수들에게 값진 자산이 됐다.

서울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 3-7로 완패했다. 전반전을 2-3으로 마치며 선전했지만, 후반 들어 수비가 무너지며 4골을 더 내줬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실점이 많아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면서도 "이벤트 경기여서 득점이 많이 나와 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만족한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역시 바르셀로나는 확실한 리듬감을 갖고 있는 팀"이라며 "내려섰을 때 공간을 찌르고, 열리면 빠르고 정확하게 침투한다. 우리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평가했다.

이날 18세 초신성 라민 야말은 멀티골을 비롯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휘저으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김 감독은 "좁은 공간에서 수비를 제치고 들어오는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스피드와 결정력을 모두 갖춘 선수"라고 칭찬했다.
중앙 수비수 야잔의 깜짝 골도 화제였다. 김 감독은 "이벤트 경기라 욕심이 났던 것 같다"며 "훈련 끝나고 슈팅 훈련할 때 공격수들 사이에 껴 있길래 '네가 왜 거기 있냐'고 농담했다. 오늘 그 장면이 현실이 됐다"고 웃어 보였다.
승패와 관계없이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K리그1 대표로서 자존심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좋은 상대를 만난 만큼 좋은 경기를 해야 했다"며 "우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린가드에게도 선수들을 잘 이끌어 즐기게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바르셀로나 한지 플리크 감독은 대승을 거뒀지만 경기 내용에선 만족스럽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선수단 구성이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 프리시즌인 만큼 많은 선수에게 출전 시간을 분배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전에는 좋았지만 후반에 선수들이 다소 게으르게 뛴 것 같다"라며 "후반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섰고, 경기 출전 시간이 부족했던 마커스 래시퍼드와 가비 등에게 기회를 줬다. 아직 팀의 완성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