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금 대납 미끼...허위 프로그램 설치 유도, 대포계좌로 투자금 유출
"유튜브 정보로 접촉 후 허위 프로그램 설치" 사건 전모 드러나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회사에서 증거금도 대신 내준다", "해외선물 투자로 손실 만회 가능하다"며 피해자들을 현혹한 투자 리딩방 사기조직이 경찰에 무더기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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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사무실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유튜브 금융방송을 통해 접근한 뒤 허위 선물거래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207억 원을 가로챈 사기 조직원 43명을 붙잡았다고 28일 밝혔다.
이 중 총책 A씨(28)와 콜센터 팀장 B씨(20대) 등 13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 혐의 등으로 구속됐고, 콜센터 직원 등 30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조직은 지난 2024년 4월부터 'A파이낸셜' 등 허위 해외선물 거래소 앱을 피해자에게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유튜브에서 투자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시청자에게 문자 연락을 유도한 뒤, 개인정보를 수집해 조직 콜센터에 전달했다.
콜센터 직원들은 피해자를 오픈채팅방에 초대한 뒤 수익 인증 글을 게시해 신뢰를 유도했고, 이후 1:1 상담으로 연결해 "수천만 원의 증거금을 회사가 대신 낸다"며 투자를 부추겼다.
이들은 프로그램에 실제 투자금이 반영되는 것처럼 조작했지만, 투자금은 모두 대포계좌를 통해 조직 내부로 유입됐다. 심지어 수익을 일부 출금시켜 피해자가 정상 거래로 착각하게 만든 뒤 점차 투자 금액을 늘리게 하는 수법까지 사용됐다.
피해자 B씨는 "주식 손실을 만회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주택담보대출, 카드론, 캐피탈 대출까지 끌어와 총 17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거래는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았다.
조직은 투자 실패를 '일시적인 손실'로 포장하며 대출을 유도하고, 결국 투자금이 바닥날 때까지 계속 자금을 끌어냈다. 피해자들은 투자 손실로 여겨 수사 요청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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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134대 압수 사진. [사진=경기남부경찰청] |
경찰은 지난 6월 수사관 70명을 투입해 범행 사무실 5곳을 포함한 총 8개소를 압수수색하고, 22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총책 A씨 등 43명은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혐의까지 적용받았다. 해당 혐의는 유사 범죄 중 형량이 가장 무거운 사안으로,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민생 경제를 해치는 대규모 투자사기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유튜브 투자정보 제공자 등 공범도 추가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