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법무부 지난 5월에 트럼프에 이미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 포함 보고"
백악관 "민주당과 진보 언론의 가짜 뉴스 프레임" 반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법무부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고 지난 5월 이미 통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날 보도에서 법무부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엡스타인 관련 수사 파일에 그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비공식적으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특히 팸 본디 법무장관은 당시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 그의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고 알렸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본디 장관은 이후 관련 명단 비공개 방침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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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같은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보수층 및 자신을 지지해 온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으로부터 엡스타인 사건 관련 수사 자료 공개 압박을 받아왔다. 엡스타인은 2019년 고위층을 상대로 한 아동 성매매 혐의로 수감 중 자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자신이 당선되면 관련 수사 자료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약속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자료 공개를 미루고 있고, 과거 엡스타인과 친밀한 관계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WSJ 보도에 대해 "민주당과 진보 언론이 조작한 가짜 뉴스 프레임의 연장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백악관 대변인 스티븐 정은 성명을 통해 "이번 보도는 단지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한 또 다른 날조된 이야기일 뿐"이라며 "진실보다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일부 언론과의 유착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범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는 선거를 앞둔 대통령의 명성을 훼손하고 정치적 타격을 입히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해왔다.
WSJ은 최근 이밖에도 트럼프가 엡스타인에게 2003년 생일 축하 편지를 보냈으며, 여성과 관련한 부적절한 내용의 그림도 그려 보냈다는 의혹도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짜 뉴스라고 강력히 반박하며 WSJ와 루퍼트 머독 사주 등을 상대로 10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