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천공항서 워싱턴DC로 출국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협상
피치, 韓 상호관세 '15% 부과' 전망
관세 15% 부과시 대미수출 12%↓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2+2 통상협의'를 위해 24일 방미길에 올랐다. 구윤철 경제팀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25%의 관세를 적어도 일본과 비슷한 15% 수준까지 끌어내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 韓 상호관세 25%…日과 비슷한 15%까지 끌어내려야
이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25일 워싱턴DC에서 '2+2 통상협의'를 개최한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2일 한국에 기본관세 10%와 국가별 추가관세 15%를 더해 총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오는 8월 1일까지 유예하며,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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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친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7.22 gdlee@newspim.com |
정부는 관세 협상 테이블에 쌀 시장 개방·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등 농축산물 비관세 장벽 해소보다 에너지·제조업 협력 강화 등 산업·경제 분야 카드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쌀 시장 개방은 세계무역기구(WT0)의 규제를 받고, 소고기 장벽은 도리어 미국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아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됐다.
대신 정부는 현재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를 미국산으로 변경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를 골자로 한 계약을 논의 중이며, 미 알래스카 가스전 투자 참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한미 관세협상 직전 열린 미·일 관세협상이 예상보다 완화된 수준으로 결론이 나면서 구윤철 경제팀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게 됐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23일 관세협상을 진행하고,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를 종전 25%에서 15%로 10%포인트(p) 낮추기로 합의했다.
한국과 일본은 대미 수출구조가 비슷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미 흑자액은 660억달러로 미국 무역적자국 8위에 기록됐다. 일본의 대미 흑자액은 685억달러로 우리보다 한 단계 위인 7위에 위치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대미 수출 상위 품목에 자동차와 철강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이 먼저 상호관세를 15%까지 끌어 내린 만큼,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으려면 15%의 관세율을 맞춰야 한다. 이에 따라 구윤철 경제팀은 일본과의 합의 내용을 주시하면서 상호관세 1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피치, 韓 상호관세 15% 예상…예산처 "미국과 협상 최대한 유리하게"
한미 관세협상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는 <뉴스핌>과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상호 관세에 대해 15%를 예상한 바 있다.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인터뷰에서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유효 관세율은 과거 수십 년간 유지됐던 수준보다 확실히 높을 것"이라며 "피치는 한국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15%의 유효 관세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피치가 전망한 15% 관세율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현실성 높게 제시되고 있는 숫자다. 트럼프 행정부 측이 일본과의 협상 후에 한국과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이른바 '가이드 지침'을 준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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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가 미국의 국가별 관세율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한국에 1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각각 30%, 10%,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1'에서는 한국 전체 수출(통관)이 3.6% 감소한다. 대미 수출로 좁혀보면 11.8%가 줄어든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관세가 25%로 동일하고,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최대 관세율인 각각 145%, 25%, 25%가 부과되는 '시나리오2'의 경우 우리 수출은 10.6% 꺾인다. 대미 수출 감소도 15.2%로 3.4%p 줄어든다.
예산처는 미국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0.1%p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나리오1에 대해서는 성장률을 0.02%p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시나리오2에 대해서는 0.7%p까지 떨어진다.
예산처는 "우리나라 관세율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책 마련에 힘쓸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상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끌고, 자동차·철강 등 업종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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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