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의 영세중립국인 오스트리아의 크리스티안 슈토커 총리가 22일(현지시간) "향후 7년 동안 국방 예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우파 국민당 소속인 슈토커 총리는 이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철의 장막이 무너지고, 1970년대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정권 하에서 평화를 위한 노력들이 광범위하게 전개된 이후 군축은 (인류의) 꿈이었지만 그 꿈은 끝났다"며 그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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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슈토커 오스트리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영세중립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국방, 특히 포괄적 국방을 강화하라고 독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상황들을 감안할 때 우리는 지금까지 해 왔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앞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3월 출범한 오스트리아) 연정은 작년 국내총생산(GDP)의 1% 미만이었던 국방 예산을 오는 2032년까지 2% 선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베아테 마인르-라이징어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의 발표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오스트리아는 나토 회원국도 아니고, 상비군 규모도 작다. 더군다나 예산 위기가 한창"이라며 "그런데도 슈토커 총리와 연정은 정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일부 인상하면서 국방비를 늘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스트리아가 군축의 꿈을 포기했다"고 썼다.
슈토커 총리는 "오스트리아는 역사적으로 중립을 지켜왔지만 점증하는 위협과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국방 문제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는 작년 9월 실시된 총선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나치 계열의 극우 정당(자유당)이 전체 의석 183석 중 57석을 차지하며 승리했지만 중도 진영이 힘을 합쳐 연정을 출범시켰다.
중도 보수 국민당(51석)과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41석), 자유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신오스트리아자유포럼(NEOS·네오스, 18석)이 뜻을 모았다.
이후 지난 5월 23일 마인르-라이징어 외무장관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국방예산을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마인르-라이징어 장관은 네오스 소속이다.
한편 오스트리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10년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소련 등 4국의 신탁통치를 받은 뒤 1955년 영세중립국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