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로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올해 두 정상이 대면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기회가 이번 APEC 회의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 참석에 앞서 중국을 방문하거나 회의 기간 중 시 주석과 별도 회동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다만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아직 APEC 참석을 공식 발표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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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두 정상은 지난달 통화에서 상호 국빈 방문을 초청한 데 이어, 이달 초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첫 대면 회담을 가지며 정상회담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 직후 "양측 모두 정상 간 회담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로 미중 갈등을 고조시켰지만, 이후 양국은 관세 유예와 함께 1차 무역합의에 나서며 관계 안정에 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APEC 회의에 앞서 중국을 방문할 경우, 2017년 1기 임기 당시와는 달리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나 다른 도시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댜오다밍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우호적인 분위기와 조건이 조성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정상 간 교류는 양국 관계의 안정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쑨청하오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연구원은 "정상 간 직접 대화를 통해 펜타닐, 관세 등 핵심 사안에서 비교적 빠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며 "정상 차원에서 방향성이 정해지면 실무 협의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GMF)의 보니 글레이저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운영 담당자는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술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받고자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대만 변수'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오는 8월 파라과이 방문 전 미국을 경유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신창 중국 푸단대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라이 총통의 미국 경유 과정에서 중대한 도발이나 과도한 환대가 있을 경우,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온 양국 간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