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시장 새로운 판도...배민-교촌의 협약
자사 수익까지 줄여가며 교촌 점주에 낮은 수수료 제공
1위 배민 추격하는 쿠팡이츠…'단독 제휴 전략' 업계 번질듯
점주 사이선 '형평성 논란' 소비자 '편의성 침해' 우려 제기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배달의민족이 교촌치킨과 단독 제휴를 체결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쿠팡이츠에서는 교촌치킨 주문이 불가능해진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배달업계에서는 '단독 입점'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점주와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도 적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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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협약을 맺고 쿠팡이츠 입점을 철회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이르면 다음달 '배민 온리' 협약을 체결하고 가맹점주가 중개수수료 인하 혜택 대신 점주 선택에 따라 경쟁 배달앱인 쿠팡이츠 입점을 철회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교촌치킨 지점 앞을 오가는 배달 오토바이들의 모습. 2025.06.27 choipix16@newspim.com |
◆ 최초 단독 협약까지…파격 프로모션 이어가는 배민
27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교촌치킨과 '배민 온리'(배민 Only·오직 배민) 협약을 맺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약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결과적으로 이번 제휴에 따라 교촌치킨은 쿠팡이츠에서 빠지고 배민과 요기요, 공공배달앱 땡겨요, 교촌치킨 자체 앱에만 입점하게 된다. 배민과 쿠팡이츠에 입점한 점주는 매출에 따라 2.0∼7.8%의 중개수수료를 내고 있는데 경쟁사인 쿠팡이츠에서 빠지는 대신 배민이 자사의 수익을 줄이고 교촌치킨 점주의 중개수수료를 낮춰주기로 한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수수료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약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이가 있다. 우선 배민은 다른 앱에 입점을 제한한 것이 이번 협약의 주요 취지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우대혜택을 부여할 경우, 교촌 점주들이 자발적으로 입점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차원일 뿐이라는 것이다.
다만 배민이 의도적으로 단독 입점을 계획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쿠팡이츠가 지난해 3월 쿠팡 와우 멤버십을 연계한 무료배달을 도입한 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배민 MAU까지 바짝 추격하자 배민에서 최근 티빙과 결합 상품을 출시하는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 마찬가지로 배민에겐 초강력 '승부수'라는 해석도 있다. 이날도 배민은 다른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손잡고 특화 메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배민이 지난 4월부터 시작한 1인분 카테고리 '한그릇'에 BBQ가 입점해 1인분으로 만든 세트 메뉴를 단독으로 선보이는 방식이다.
이와 같이 배민의 '배민 온리'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배달 업계 전반에 '단독 입점' 전쟁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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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 로고. [사진=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 제공] |
◆ "점주 갈등 조장·소비자 불편 유발" vs "새로운 상생 모델 구축"
배달업계에 이해당사자가 많이 얽힌 만큼, 이번 사안의 파장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점주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는 "입점업체 간 수수료 차별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며 "이재명 대통령도 후보 시절 '수수료 차별 금지'를 공약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점주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서도 "소상공인 돈으로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 "왜 교촌만 특별 대우를 받느냐"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권 제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교촌치킨을 먹으려면 배민클럽에 가입하는 등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며 "소비자 편의는 오히려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배달앱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협력이 점주 매출 증대와 고객 유입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 평가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약으로 배민 플랫폼 수요가 늘어나면, 유입된 고객이 많아져 주문 수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가맹점주 부담에 가장 직접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는 실질적 방안들이 고려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