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어제의 인문학] '파초선'부터 '부처님 손바닥'까지... '서유기'의 가르침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권력을 파초선에 비유한 이재명 대통령
부처님 손바닥 누빈 손오공 되지 않길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중국 4대 기서 '서유기'에서 삼장법사 일행은 서천으로 가는 길에 화염산을 만난다. 거대한 불기둥 같은 산을 통과하려면 파초선이라는 부채가 필요하다. 파초선은 우마왕의 아내인 나찰녀(철선공주)가 갖고 있다. 손오공은 파초선을 빌리러 나찰녀를 찾아가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하고, 파초선 바람으로 손오공을 수만 리 밖으로 날려버린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서유기' 속에 수록된 삽화. 2025.06.27 oks34@newspim.com

손오공은 날벌레로 변해 나찰녀의 뱃속에 들어가 난동을 피운 끝에 파초선을 받아내지만, 나찰녀가 준 것은 가짜 파초선이었다. 손오공은 이 사실을 모른 채 불길에 부채질했다가 오히려 불길이 더 거세져 다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손오공은 진짜 파초선을 손에 넣고, 49번의 부채질 끝에 화염산의 불길을 잡는다. 여하튼 문제의 파초선은 한 번 부치면 강풍, 두 번 부치면 비, 세 번 부치면 태풍이 일어나며, 49번 부치면 화염산의 불길을 완전히 끌 수 있는 신비한 부채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파초선 비유를 꺼냈다. "권력이 그런 것 같다. 여러분이 하는 일, 작은 사인 하나, 관심 하나가 여러분에게는 거의 의미 없는 일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겐 죽고 사는 문제일 수 있고, 그런 게 쌓이면 나라가 흥하거나 망하는 일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공직자의 권력이 파초선 같아서 잘못된 판단 하나가 국민의 삶을 뒤흔들 수 있다는 비유다.

'서유기'는 명나라 때의 네 권의 명작 소설, 즉 '삼국지연의', '수호지', '금병매'와 함께 '사대기서(四大奇書)' 가운데 하나다. 삼장법사와 그의 세 제자인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이 불경을 얻기 위해 서역국으로 향하며 겪는 모험담이다. 당나라 승려 현장(玄奘, 600~664)이 인도의 불경 원전을 얻기 위해 17년에 걸쳐 50개가 넘는 서역의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쓴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를 원전으로 하지만 '서유기'는 판타지와 결합한 흥미진진한 모험기에 가깝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만화로 출판된 '서유기'. 2025.06.27 oks34@newspim.com

'서유기'에서 유래한 설화 중에서 유명한 건 '부처님 손바닥(如來神掌)'이다. '서유기'에서 악동 손오공을 단죄하기 위해서 석가여래가 나선다. 손오공은 근두운을 타고 하늘을 날면서 온갖 신통한 재주를 과시하며 자신에게 옥황상제 자리를 내놓으라고 큰소리 친다. 그러자 석가여래는 근두운을 타고 자신의 손바닥 밖으로 벗어나면 옥황상제 자리를 내주겠다고 했다. 손오공은 근두운을 타고 날아가다가 커다란 다섯 개의 기둥 아래 '제천대성께서 왔다 가시다'라고 써놓고 오줌까지 갈기고 돌아온다. 그러나 그 다섯 기둥은 석가여래의 손가락이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여 생략한다. 대통령의 말이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대통령의 약속이 허언으로 돌아오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시간이 집권 초기에 보여주는 잠깐의 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앞으로도 쭈욱 말과 행동, 즉 언행일치를 실천하는 대통령과 참모들, 좀 더 넓게는 그런 공직자들을 보면서 살고 싶다. 공직자가 근두운을 탄 손오공이라면 국민들은 석가여래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