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화재 진압 가로막는 장애물…좁은 건물 간격·불법 주정차

기사입력 : 2025년06월13일 06:01

최종수정 : 2025년06월13일 06:01

진입로 협소·세운상가 화재 진압 12시간 넘게 걸려
불에 잘 타는 소재·좁은 건물 간격에 급속히 확산
불법 주정차 강제처분·스프링클러 설치 확대 필요
전문가, 법 개정 외에도 실질적 대책 필요 주장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고다연 인턴기자 = 최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노후화된 건물이 밀집해 있거나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진입이 어려운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 언제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스님 등 300여명이 대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소방당국은 차량 35대와 인력 142명 등을 동원해 약 1시간35분 만에 화재를 완전 진압했다.

반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세운상가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는 사건 발생 후 12시간25분 만에 완진됐다. 유독 진압이 오래 걸렸던 이유는 골목이 협소해 소방차가 진입에 어려움을 겪은데다 노후화된 건물이 밀집해 있어 불이 급속히 확대됐기 때문이다.

◆ 소방차 '골든타임' 5~7분...불법 주정차 탓에 큰 화재로

세운상가 인근 상인 A씨는 "이 골목이 몇십년 전에 생긴 골목이라 소방차가 쉽게 진입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끼리 초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며 "119에 신고해 소방차가 출동했는데 진입이 어려워서 골목에 호스를 늘려 진화 작업을 벌였는데 물보다 불이 빨리 번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요즘은 건물 지을 때 공간이 있어야 하지만 예전에는 건물주끼리 합의하면 틈 없이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며 "한 건물에서 불이 나면 옆 건물에 쉽게 옮겨 붙게 된다. 소방서에서 신경을 쓴다고 소화기를 몇 군데 설치해놓긴 했는데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상가 인근의 한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화재 여파로 을지로4가에서 을지로3가 시청 방향 차로는 전면 통제됐다. 2025.05.28 leehs@newspim.com

지난 2023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 사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불은 60세대를 태운 뒤 5시간20분만에 겨우 진화됐다. 건물 대부분이 비닐이나 합판 등 불에 잘 타는 소재로 만들어졌고, 좁은 골목길로 이뤄져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환경 탓에 진화가 늦어졌다.

화재 사고는 막대한 인명 피해와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대응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골든타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좁은 도로 폭이나 골목길에 무질서하게 주정차된 차량들은 소방차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통상 소방차 골든타임은 5~7분인데 불법 주정차 등으로 제때 도착하지 못하고 화재 진압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인세진 전 우송대학교 소방안전학부 교수도 "옛날에 지어진 건물들은 대체로 도로 폭이 좁다"며 "가뜩이나 도로가 좁은데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많으면 소방차가 지나갈 수가 없다. 단속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주차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초기 진압에 실패하며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2018년 소방기본법이 개정돼 긴급출동 시 소방차의 통행을 방해하는 주정차 차량에 대해 강제처분을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법 개정 이후 2023년까지 소방차가 긴급출동 시 방해가 되는 차량에 대해 강제처분한 사례는 4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고다연 인턴기자 = 서울 중구 세운상가 인근 노후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2025.06.12

◆ 세운상가 인근 건물 화재 '스프링클러' 미설치

전문가들은 법 개정 외에도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인 전 교수는 "차주들의 반발이 워낙 심하다 보니 현장에서 밀어붙이기가 어려운 분위기"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화재 예방을 위해 스프링클러 설치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발생 시 자동 작동해 초기 화재를 진압하거나 확산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공 교수는 "소방시설법이 개정되긴 했지만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화된 건물들의 화재 진압이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세운상가 인근 화재 때도 건물들에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2005년 건축허가 접수 기준으로 11층 이상, 2018년 이후에는 6층 이상 아파트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 시행 이전에 준공된 노후 건물 등에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공 교수는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자발적으로 설치하도록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세금을 감면해준다거나 보험료를 인하해준다거나, 아니면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해준다거나 이런 식으로 하면 초기 비용은 많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화재 위험을 낮춰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화재 신고에 출동하는 소방차.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jeongwon102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