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할까요" 발언 해명… "정성껏 준비하겠다"
대통령 시계, 희소성·상징성으로 중고 시장서도 인기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선물용 손목시계 제작을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과거 정부들이 대통령 친필 서명과 봉황 문양을 넣은 시계를 선물용으로 제작한 전례에 따라, 이번 정부에서도 '이재명 시계'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밤 페이스북에 "여러 제안을 경청한 끝에, 의미와 실용성 모두 담을 수 있는 선물이 적합하겠다고 판단해 가성비 높은 대통령 시계 제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 시계와 관련해 언론에 일부만 보도되면서 다소 오해가 생긴 듯해 바로잡고자 한다"며 "얼마 전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자연스레 시계 선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꼭 필요할까요'라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아쉬움을 표하며 대통령 선물 중 시계가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는 의견을 주셨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닌 만큼 그에 걸맞게 정성껏 준비하겠다.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기실 수 있는 선물이 되게끔 하겠다"며 "기대해주셔도 좋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대통령 시계 제작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일화가 알려지며, 이번 정부에서는 시계 제작이 생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선물용 대통령실 시계를 만들지 말라고 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라며 "이 대통령은 시계를 포함해 선호도가 높은 선물 품목을 찾아달라고 지시했고, 이에 대통령실 선물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들과 함께 오찬을 하기 전 환담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
윤석열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는 지난 1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여성용은 10만 원대 중후반, 남성용은 20만 원대, 남녀 세트는 40만 원대 중반에 거래된 바 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가격이 10만 원 미만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 시계는 2022년 5월 취임을 기념해 제작된 비매품으로, 남성용·여성용 각각 1종이 있다. 원가는 약 4만~5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역대 대통령 시계의 중고 시세는 지난해 말 기준 문재인 시계 약 20만 원, 박근혜 시계 약 10만 원, 노태우 시계 약 12만 원, 전두환 시계는 9만 원 정도였다. 대통령 기념 시계는 정치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변동된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시계가 처음 제작된 시기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기념 시계를 제작하며 하나의 관례로 정착됐다.
대체로 제작 단가는 낮지만 희소성과 상징성, 권력과의 친분을 보여주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중고 시장에서의 거래가는 원가를 상회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각자의 철학이나 메시지를 담은 문구를 시계에 새겨넣으며, 이를 상징성과 감사의 의미를 담은 선물로 활용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권한대행을 맡은 황교안 총리 시계가 등장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윤석열 시계의 뒷면에는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가 쓰였고, 문재인 시계에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박근혜 시계 뒷면엔 별도의 문구가 쓰이지 않았다. 이명박 시계 뒷면엔 '제17대 대통령 내외 이명박 김윤옥'이 각인됐다. 노무현 시계에는 뒷면엔 '원칙과 신뢰 새로운 대한민국 노무현' 문구가 새겨졌다.
parksj@newspim.com